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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총대 멘 김범수…新카카오 속도전
뉴스종합| 2023-11-07 10:16
지난 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성남=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창업 때의 모습으로 돌아가 완전히 책임을 지고 변화를 이끌겠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운둔형 경영자’로 평가 받던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완전히 달라졌다. 창사 이래 ‘최고 비상 단계’에 직면한 카카오의 위기 극복을 위해 직접 총대를 메고 책임 경영에 나선다. 자신의 손으로 일군 카카오의 DNA를 뜯어 고치고, 창업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김 센터장이 진두지휘하는 카카오의 쇄신 작업이 빠르게 추진되면서 ‘신(新) 카카오’가 가시화되고 있다.

카카오는 김 센터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앞서 강력한 외부 감시 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를 설치키로 한데 이어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추가로 내놓은 쇄신안이다.

지난 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성남=임세준 기자

경영쇄신위원회는 카카오가 겪고 있는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카카오 공동체 전체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김 센터장이 직접 맡았다. 책임을 지고 현재의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김 센터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다.

김 센터장은 “지금까지 각 공동체의 자율과 책임 경영을 위해 권한을 존중해왔지만, 창업자이자 대주주로서 창업 당시의 모습으로 돌아가 위기 극복을 위해 앞장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이해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발로 뛰며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카카오는 이제 전 국민 플랫폼이자 국민 기업이기에, 각 공동체가 더 이상 스스로를 스타트업으로 인식해선 안된다”며 “오늘날 사회가 카카오에 요구하는 사회적 눈높이에 부응할 수 있도록 책임 경영에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성남=임세준 기자

카카오의 쇄신 작업은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앞서 카카오는 외부 감시 기구 ‘준법과 신뢰 위원회’를 연내 출범 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역시 외부 통제를 받아들이겠다는 김 센터장의 의사가 강하게 반영됐다. 초대 위원장에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촉했다. 카카오 주요 관계자도 활동에 참여한다. 위원회는 개별 관계사의 준법감시 및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할 수 있는 강력한 집행기구 역할을 하게 된다. 연내 공식 출범해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지적되고 있는 현안에 대한 세부 쇄신안도 준비 중이다. 전날 공동체 경영 회의에선 가맹택시 수수료를 비롯한 카카오모빌리티 쇄신안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수수료 체계 전면 개편을 위한 택시 단체들과의 긴급 간담회를 준비 중이다. 이 자리에서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전면적인 수수료 체계 개편에 나설 계획이다.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모습. 성남=임세준 기자

추가적인 쇄신 방안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선 카카오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CA협의체 재편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 계열사 수장 중 임기 만료를 앞둔 CEO가 많은 만큼, 대대적인 쇄신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를 비롯해,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문태식 카카오VX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 등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정 혐의와 관련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 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긴 상태다. 이미 구속된 카카오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를 비롯해 투자전략실장 A씨,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략투자부문장 B씨 등 3명과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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