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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비즈] 에너지혁명으로 제조업 선도 이어가려는 독일
뉴스종합| 2023-11-07 11:33

자동차, 기계, 화학 등 첨단 제조업과 히든챔피언. 벤츠, 폭스바겐,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 현대 독일 경제를 대표하는 이미지다. 역사적으로 산업혁명 후발주자 독일이 오늘날 제조업 강국의 반열에 오르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대체로 크게 두 가지 사건을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프로이센 주도로 진행된 1834년 관세동맹이다. 이는 여러 군소국가로 분열된 독일이 단일시장을 형성, 산업자본이 대규모로 축적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두 번째는 1840년대부터 진행된 철도혁명이다. 이전까지 독일 경제는 산맥과 구릉, 강에 가로막혀 지역 단위의 제한적인 도시상업경제 성격을

띠었다. 철도혁명으로 공산품의 대량 생산 및 소비의 토대가 마련되고, 철도 인프라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금융자본이 등장했으며, 철도산업과 밀접한 철강 및 기계산업이 양적으로 팽창하는 계기가 됐다.

철도시대 개막이라는 시대의 움직임을 눈여겨본 당시 독일 지도층의 혜안이 20세기를 거쳐 21세기에도 독일을 수출 1조6000억달러(미·중에 이은 3위)에 빛나는 확고부동한 첨단산업 국가의 지위로 이끈 것이다.

19세기의 철도 혁명에 버금가는 일이 현재 독일에서 벌어지고 있다. 재생에너지와 수소를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 혁명이 그것이다. 독일 정부는 유럽연합(EU)과 함께 글로벌 탄소중립을 선도하기 위한 정책 행보를 지속해 왔으며, 지난 2022년 4월 재생에너지로의 완전한 전환을 위한 에너지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독일은 2045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2035년까지 전력수요를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키로 했으며 이를 위해 해상풍력법에 2030년까지 해상풍력 설비용량 30GW 달성, 육상풍력법에 2030년까지 육상풍력 설비 용량 115GW 달성과 2032년까지 독일 전체 국토의 2%를 육상풍력단지에 할애할 것을 규정했다.

그린수소 인증제 도입 등 우리 정부도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수소 분야에서는 독일 정부와 산업계의 기술 혁신과 시장 주도 의지가 더욱 드러난다. 현재 독일에는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발생한 전력으로 수전해 기술을 적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동 수소를 메탄, 암모니아 등 여러 화합물로 전환된 에너지를 산업 분야에 활용하는 P2X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약 300여개의 수소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2032년까지 수소 운송망을 1만1200km까지 확대 예정으로 있어 수소 운송 관련 기자재 시장의 성장도 기대된다.

지속가능한 글로벌 비즈니스를 구현하기 위한 독일 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 행보는 러·우 사태로 인한 에너지 위기와 물가 상승과 공급망 교란 등 여러 요인이 맞물려 발생한 경기침체 속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우리 기업도 독일 정부 및 산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에 호응해 재생에너지 및 수소 분야와 연관된 전력기자재, IT 기술 활용한 그리드 설비, ESS, 수소 운송 및 활용 관련 부품 분야에서의 독일 시장 진출 기회를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독일 에너지 전환 과정의 파트너십을 통하여 우리 제조업의 부가가치 수준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준식 코트라 프랑크푸르트 무역관 차장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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