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당일 수익 500%”…‘가짜 리딩방’ 열고 151억 뜯은 6개 조직, 무더기 송치
뉴스종합| 2023-11-07 14:20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경찰이 6개 조직이 연합해 실제 존재하는 투자전문업체를 사칭하면서 “당일 500% 수익을 보장한다”는 식으로 253명에게 151억원의 사기를 친 일당을 검거해 검찰에 넘겼다.

7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이들 조직 총책급 6명 등 총 49명을 사기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등 혐의로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에 걸쳐 모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24명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텔레그램 그룹대화방에서 조직적으로 범행을 공모하고 수익을 분배했다. 이들은 각각 ‘해외 운영’, ‘피해자 유인’, ‘기망’, ‘법인통장 공급’, ‘자금세탁’, ‘인출’ 등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투자전문업체를 사칭한 ‘투자리딩방’ 오픈채팅방을 만들고 불법 개인정보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초대한 뒤 가짜 가상자산 투자사이트로 유도했다. 초대된 피해자들에겐 허위 수익과 투자 성공사례를 홍보하면서 “가상자산 마진거래 리딩을 통해 당일 500% 수익을 보장한다”고 설득하는 등 조직원들이 ‘바람잡이’와 투자전문가 등 다양한 역할 행세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들이 가짜 투자사이트에 가입하면 투자금을 입금하게 했고 3∼5배의 수익이 난 화면을 보여주며 이를 인출하기 위한 세금과 수수료 등을 추가로 요구했다.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챈 뒤에는 이들을 강제 탈퇴시키는 등 범행을 이어갔다. 이들 조직은 편취한 자금을 필리핀 현지 카지노 환전상을 이용한 환치기, 상품권 매매 등의 방식으로 세탁했다.

경찰은 이들이 투자사이트를 30여 차례 이름만 바꿔 운영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런 수법에 속은 피해자들은 인당 200만원∼4억3000만원에 이르는 피해를 봤다. 피해자 중에는 금융업 종사자, 보험설계사, 컴퓨터 강사 등도 있었다.

경찰은 필리핀에 있는 해외 운영조직의 총책 A씨 등 핵심 피의자 9명은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리고 이들 조직이 취득한 범죄수익 16억원 상당을 압수 또는 기소 전 몰수보전했다. A씨는 현재 경찰에 자수서를 내 국내 송환을 추진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로 랜섬웨어, 해킹 조직의 범행 모의 장소였던 텔레그램이 최근 민생범죄 투자사기에도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사실이 확인됐다. 추가 범죄 수익금 환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가상자산, 주식, 선물 등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는 투자 리딩방 사기행위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가상자산 투자사이트의 경우 금융정보분석원에서 사기신고 내역이 있는지 확인하고 투자전문업체는 금융소비자 정보포털을 통해 검증된 공식 업체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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