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아기가 왜 성병에?” 10년새 11배 늘었다…“상황 심각” 우려나온 美 매독 실태
뉴스종합| 2023-11-08 15:42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미국에서 최근 10년 새 아기 매독 환자가 약 11배 늘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부모에게 직접 매독을 물려받은 선천성 사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선천성 아기 매독 환자의 수가 약 3700명이다. 이는 10년 전 집계된 수의 약 11배에 달하는 수치다.

CDC에 따르면 3700명의 아기 매독환자 중 약 38%가 산전 검사를 전혀 받지 못한 엄마에게서 태어났다. 한 번 이상 산전 검사를 받은 여성 중에서도 약 30%는 매독 검사를 받지 않았거나, 적정 시기를 놓쳐 검사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산전 검사 후 매독 양성 반응을 보인 산모 88%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

로라 바흐만 미 CDC 성병예방부 최고의료책임자는 “아기 매독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상황이 심각하다”며 “이는 공중 보건 인프라의 붕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매독이 다시금 급증한 건 지난 6년 새인 2017~2022년 사이다. 다른 성병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매독도 같이 늘었다. 의료전염병학자인 멜라니 테일러 미국 애리조나주 공중보건국 박사는 뉴욕타임즈에 “콘돔과 같은 보호 장치를 잘 사용하지 않기에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매독은 박테리아 트레포네마 담창구로 인해 발생하는 성전파 감염병이다. 임신 중 매독에 걸리면 유산과 사산으로 일어질 수 있다. 유산과 사산으로 이어지지 않고 살아남더라도 아이가 시각장애나 청각장애, 심각한 발달 지연 등을 겪을 수 있다. 실제 CDC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기 매독환자 약 51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 CDC는 아기 매독환자 발생을 막기 위해 산전 진료 시 혹은 임신이 확인되는 즉시 매독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감염이 의심될 시 임신 28주와 출산 시에도 매독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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