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부산 앞바다 낚싯줄에 ‘마약 주사기’ 줄줄이…기초수급자·대학생도 사갔다
뉴스종합| 2023-11-08 16:11

마약 단속 피하고자 여장한 남성 요식업자. [남해해경청 제공]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부산 앞바다에서 낚시꾼이 잡아 올린 비닐봉지에서 수십 개의 주사기가 발견된 것을 단서로 해경이 수사를 벌인 결과 마약사범 20여명이 줄줄이 검거됐다.

남해해경청 마약수사대는 올해 마약관리법위반 등 혐의로 마약사범 27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4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2021년 11월 부산 중구 부둣가에서 낚싯바늘에 걸려 올라온 마약 주사기가 해경 수사의 실마리가 됐다. 이 사건과 관련해 적발한 마약사범만 21명이다.

당시 부산 앞바다에서 낚시꾼은 문어인 줄 알고 낚아 올린 검은 봉지에서 주사기 60여개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사건을 접수한 해경은 당시 주사기에 묻은 혈흔을 토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해 유전자 정보를 추적했다.

해경은 검사 결과를 토대로 50대 투약사범과 50대 조직폭력배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해경 관계자는 "다수 전과가 있던 이들의 DNA가 국과수에 수록돼 있었고, 주사기에 묻은 DNA와 이를 대조한 결과 일치했다"며 "이들을 검거한 뒤 총책을 비롯한 판매책, 투약범 등을 추적하기 시작해 본격적인 기획 수사를 펼쳤다"고 말했다.

그 결과 올해 2월 판매책인 50대 폭력조직 부두목과 조직원, 50대 대리운전 기사를 검거했다.

판매책에게 마약을 구입해 투약한 이들도 무더기로 검거됐다. 이들의 직업은 요식업 종사자, 유흥업소 종사자, 대학생, 회사원, 부동산 중개업 종사자, 통신사 상담원, 건설노동자, 병원 상담원 등으로 다양했다. 이들 가운데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도 있었다. 남성 요식업자는 해경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여장을 하기도 했다.

해경은 1년간의 잠복 수사 끝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 수배한 40대 마약 유통 총책이자 폭력조직 조직원을 체포하기도 했다.

해경 관계자는 "총책이 대포폰을 사용하는 데다가 주거지를 3∼4일 만에 한 번씩 바꾸는 등 재빠르게 피해 다녔다"며 "검거 당시에도 주거지를 막 옮기려던 찰나 극적으로 붙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3월에는 동남아시아산 마약류를 밀반입해 선원 등 해상 종사자들에게 유통한 혐의로 판매책 40대 택시 기사와 50대 자영업자 등 3명과 알선책인 40대 선원 등 5명이 붙잡혔다.

해경에 따르면 이들은 선원과 해양 관련 종사자들에게 마약류를 판매했다. 해경은 마약을 구입해 투약한 어장관리선 선장과 선원 가족 등 12명을 검거했다. 해경은 마약을 공급한 유통총책을 추적하는 등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해경이 올해 검거한 마약사범들로부터 압수한 마약은 모두 필로폰 52g과 대마 358g가량이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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