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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그린에너지센터 RE100 무역장벽을 허물었다
부동산| 2023-11-16 11:18
이철욱 창원에스지에너지(창원 에너 지 자급자족형 인프라 구축사업 특수목적법인) 대표가 경남창원그린에너지센터 관제실에서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신혜원 기자

“애플, 폭스바겐, BMW 등 글로벌 기업은 부품 공급업체에 계약조건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내걸고 있습니다. SK에코플랜트가 추진하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사업은 단순히 전력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수출기업이 해외 시장을 돌파할 수 있는 열쇠가 되고자 합니다.”(오승환 SK에코플랜트 분산에너지사업 담당임원)

수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이 추구해야 할 이상향으로 여기던 RE100이 제조업에서 생존을 위해 실천해야 할 현실이 됐다. RE100을 추진하는 글로벌 기업은 자사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넘어 공급망 전체에 탈탄소를 위한 재생에너지 활용을 요구하는 추세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국내에선 산업단지를 신재생에너지 활용 거점으로 전환하는 에너지 자급자족 인프라 구축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6월 개소한 경남 창원시 동전일반산업단지 내 경남창원그린에너지센터(그린에너지센터)가 그 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로 이뤄진 해당 프로젝트는 SK에코플랜트가 주관하고 6개 수행기관이 참여해 그린에너지센터를 설립했다.

지난 9일 찾은 그린에너지센터는 ‘에너지 자급자족’이라는 단어에 걸맞게 각종 재생에너지 설비로 가득 차 있었다. 센터 옥상에서 내려다본 부지에는 태양광설비,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소연료전지인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고체산화물수전해기(SOEC) 등이 설치돼 있었다.

현재 발전되는 설비는 태양광 설비와 SOFC로,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된 재생에너지 전력이 산단에 입주한 4개 기업에 공급되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다수의 수요기업과 1대 N 방식으로 직접 전력거래계약(PPA)을 맺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이 중견·중소업체들에는 비용 부담이 크고, 직접 PPA로 인한 추가 비용 부담 우려를 고려해 SOFC 전력 판매수익을 통한 상생형 사업모델을 적용했다. SOFC가 생산하는 신에너지 전력을 전력시장을 통해 거래하면서 얻은 수익을 활용해 태양광 전력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식이다.

이철욱 창원에스지에너지(창원 에너지 자급자족형 인프라 구축사업 특수목적법인) 대표는 “태양광 전력은 PPA를 통해 수요기업의 RE100 이행을 위해서 공급되고 있고, SOFC 전력은 전력시장을 통해 거래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신에너지, 재생에너지, ESS 등 모든 설비가 한곳에 있는 건 그린에너지센터가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PPA를 통해 공급하는 태양광 전력의 가격은 ㎾h(키로와트시)당 140원가량이다. 이 대표는 “저희가 공급하는 재생에너지 전력 가격은 일반 전력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공급하고 있다”며 “중소·중견사들이 비용 부담 없이 산업용 전력 가격으로 RE100 이행을 하면서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통해 RE100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에너지센터를 통해 태양광 전력을 공급받는 산단 입주기업의 만족도도 높다. 건설기계·중장비 관련 부품 전문제조 수출기업인 현대정밀은 연간 전력사용량의 약 28%를 그린에너지센터로부터 재생에너지 전기로 공급받고 있다. 오정석 현대정밀 대표는 “오랜 기간 관계를 맺어온 글로벌 기업에서 1차 협력사인 저희에게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자칫 수출계약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었지만 RE100사업 지원을 통해 숨통이 트였다”며 “산업용 전기요금이 상승하는 추세라 태양광 전력 사용을 통해 비용도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SK에코플랜트는 전력중개사업자로서 1대 N PPA를 시작으로 태양광, 풍력, 소수력, 바이오매스 등 여러 에너지원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솔루션도 준비 중이다.

경남 창원·고성=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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