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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 ‘독립영웅실’ 30일까지 철거…“민심 반하는 역사 쿠데타”
뉴스종합| 2023-11-17 15:35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육사 내 독립전쟁영웅실 철거 공사가 이달 30일 완료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독립전쟁영웅실이 설치돼 있는 육사 충무관. [육사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을 야기한 육군사관학교가 흉상과 별도로 교내 ‘독립전쟁영웅실’을 오는 30일까지 철거한다.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육사 내 독립전쟁영웅실 철거 공사가 이달 중 완료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독립전쟁영웅실은 지난 2018년 육사 교내 생도 종합교육시설인 충무관에 홍범도·지청천·이범석·김좌진 장군과 이회영 선생, 안중근 의사의 이름을 붙여 만들어졌다.

국방부는 우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독립전쟁영웅실 개선은 철거가 아닌 내부 개선공사로 기존 특정 인물이나 시기가 아닌 통시적 시각에서 ‘국난극복사’를 학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개편중”이라며 “현재 학습실 내부에 시대별 국난극복사 학습자료 교체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부에 구성할 학습자료는 사관생도의 국가관, 안보관, 역사관을 함양할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하기 위해 전쟁기념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구성을 참고해 내용을 보완하고 11월 30일까지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독립전쟁영웅들의 이름을 따 여섯 개의 방으로 구성된 독립전쟁영웅실 명칭과 명패, 구성 전시물도 모두 철거된다.

전시품과 액자, 후손이 기증한 책자들도 모두 이전될 예정이다.

육사는 독립전쟁영웅실을 철거한 뒤에는 고대~삼국시대, 고려~조선시대, 근대, 6·25전쟁사, 베트남전쟁사, 해외파병사, 그리고 독립군과 광복군의 항일무장투쟁사 등과 관련한 콘텐츠로 채운다는 구상이다.

국방부는 이와 함께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시기에 대해 “홍범도 장군 흉상을 포함한 육사 교내 기념물 재정비는 현재 ‘기념물 종합계획’을 수립중에 있다”면서 “이전 관련 세부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지난 세기 우리 선열들께서 펼치신 독립전쟁은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자랑스러운 역사임에도 친일 뉴라이트 사관을 바탕으로 한국군의 전사에서 독립군과 광복군의 역사를 지워버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또 “국회의원 181명이 독립영웅 흉상과 독립전쟁영웅실 존치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고 육사에 직접 전달했음에도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철거를 강행하고 있다는 것은 민심에 반하는 역사 쿠데타 행위”라면서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독립운동유공자단체들은 이날 제84회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국방부의 육사 내 흉상 철거 추진과 독립전쟁영웅실 철거에 대해 “조국의 독립으로부터 시작된 국군의 정통성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고 국군 창설 이후의 역사만 기리겠다고 하는 꼴”이라며 “친일사관을 가진 뉴라이트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더 이상의 불필요한 이념논쟁을 멈춰야 한다”며 “올해 철거를 안 한다는 것은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국민의 70% 가까이가 반대하는 이 사안이 내년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을 염두에 둔 정략적인 태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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