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자.통신
“950억 돈방석” 천재청년의 추락…‘미국행 가능성’ 외신 분석 이유는
뉴스종합| 2023-11-27 16:25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블룸버그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를 어느 나라로 인도할지 결정권을 쥔 몬테네그로 법무 장관이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고 언급했다.

25일(현지시간) AFP·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 장관은 지난 23일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권 씨의 인도 대상국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밀로비치 장관은 권 씨를 한국과 미국 중 어디로 보낼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블룸버그는 밀로비치 장관이 이번 발언으로 자신의 의도에 힌트를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밀로비치 장관은 이어 "우리는 향후 범죄인 인도를 위한 법적 틀을 만들기 위해 (미국과)상호 범죄인 인도 협약에 최대한 빨리 서명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16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앞서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지난 24일 범죄인 인도에 대한 한국과 미국 요청에 따라 관련 절차를 밟은 결과 권 씨의 인도를 위한 법적 요건이 충족됐다고 법원 홈페이지에서 밝혔다.

권 씨가 어느 나라로 송환될지는 여권 위조 혐의로 선고된 징역 4개월 형을 모두 마친 후 법무 장관이 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권 씨의 신병 인도를 원하는 한국과 미국 중 한국의 인도 청구서가 지난 3월29일 몬테네그로 법무부에 도착, 미국(4월3일) 청구보다 먼저 왔다는 점도 확인했다.

한편 권 씨는 지난 3월23일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쓰려다가 체포돼 1심과 2심에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이와 별도로 권 씨 등에 대해 6개월간 범죄인 인도를 위한 구금을 명령했다.

권 씨는 가상화폐 테라·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의 공동 창업자다.

지난해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한 전세계 투자자의 피해 규모는 5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권 씨는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4월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쳐 세르비아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고, 곧 세르비아 인접국인 몬테네그로로 넘어와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위조 여권을 쓰려다가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권 씨는 포드고리차에서 북서쪽으로 12km 가량 떨어진 스푸즈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수단은 권 씨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국가들과 공조를 이어왔다.

지난해 10월에는 권 대표가 은닉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자산 950억원을 동결했다.

yul@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