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환갑에 딴 면허로 중국 대륙 일주…‘오토바이 할머니’에 中 들썩
뉴스종합| 2023-11-28 13:26

오토바이를 타고 중국 대륙을 누비고 있는 류쉐잉(62)씨. [중국 양자만보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오토바이 한 대로 중국 대륙 전역을 누비고 있는 60대 중국 여성이 화제다.

28일 양자만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오토바이 할머니'로 불리는 안후이성 출신의 류쉐잉(62)씨는 지난 1년간 오토바이로 중국 대륙 3만6000㎞를 여행했다.

3남 1녀를 둔 평범한 시골 할머니인 류씨는 어릴 적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을 여행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품고 있었고, 지난해 8월 환갑의 나이에 그 꿈을 실행에 옮겼다. 더 늦기 전에 꿈을 이루고 싶다고 생각한 그는 급하게 오토바이 면허를 딴 뒤, 자녀들이 사준 중고 오토바이로 같은 해 12월 27일 첫 여행에 나섰다.

처음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북쪽으로 갈 계획이었지만, 자녀들이 눈이 올지도 모른다고 걱정해 여행 노선을 바꿨다고 한다. 광저우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출발한 그는 사흘간을 쉬지 않고 800㎞를 달렸다. 마오밍을 거쳐 쉬원강에 도착한 류씨는 배를 타고 하이난성 하이커우로 건너가 오토바이로 싼야시에 도착했다고 한다.

류씨는 "오토바이를 처음 타던 그날 상당히 긴장됐다. 그래도 하나의 원칙만을 지키자고 생각했다. 속도를 줄이는 것"이라고 첫 여행의 순간을 회고했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각 도시를 여행하다가 둘째 아들 결혼식과 중국의 설인 '춘제'를 치르기 위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잠깐의 휴식 후엔 다시 여행 채비를 했다. 잔장에서 광시, 후난, 후베이까지 약 한 달 동안 1만㎞에 이르는 거리를 오토바이로 주파했다.

이후 올해 5월 9일에는 저장성 후저우를 출발해 안후이, 장시, 후베이, 충칭을 거쳐 1차 목적지인 쓰촨에 도착했다. 그는 쓰촨에 도착해 오토바이로 시짱(티베트)까지 가는 현지 동호인들을 만난 뒤, 그들과 나이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는 생각에 용기를 얻어 시짱까지 가겠다는 계획을 다시 세웠다.

시짱은 평균 해발고도가 4000m를 넘어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곳으로, 가족들은 고산병과 건강 문제 등을 우려해 반대했지만, 류씨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그는 오토바이를 조금 더 좋은 것으로 바꾸고 결국 쓰촨에서 시짱까지를 잇는 '318촨짱' 국도를 타고 마침내 시짱 라싸에 도착했다. 이런 방식으로 그가 여행한 누적 거리는 3만6000㎞에 달했고 그의 발길이 닿은 중국 도시는 전체의 4분의 3이나 됐다.

류씨는 "그냥 길을 따라 풍경을 즐기고 다른 생각 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삶을 느낀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여행 중간중간에 자신의 오토바이를 점검해 준 젊은 라이더들, 같이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한 아주머니, 간식과 산소 주머니를 챙겨준 사람 등 고마운 사람들이 많았다고 흐뭇해 했다.

그는 여행하면서 틈틈이 사진과 영상을 찍어 '오토바이 할머니'라는 이름으로 이를 SNS에 올렸다. 이 영상들은 중국의 젊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어 팔로워는 6만명을 넘어섰다.

류씨는 "아직 중국에는 가보지 못한 도시가 4분의 1이나 된다"며 모든 도시를 다 가볼 때까지,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오토바이 여행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betterj@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