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소스 샜잖아, SNS 무서운데” 치킨집 사장에 청소시킨 손님
뉴스종합| 2023-11-30 15:53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배달 주문한 치킨의 소스가 샜다며 배달장소인 아파트 현관문 앞을 청소하도록 지시한 손님의 사연이 공개돼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하는데 이런 대우를 받을 정도의 일인가 읽어봐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모 배달대행사 팀장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6일 저녁 이 업체 소속 배달 기사가 손님 B씨에게 치킨 배달을 하면서 벌어졌다. 배달 기사는 치킨을 문 앞에 두고 가라는 B씨 요청에 따라 문 앞에 포장된 치킨을 두고 사진을 찍어 배달을 완료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B씨는 "치킨 소스가 바닥에 다 새서 왔다"며 배달 기사에게 항의 전화와 함께 치킨의 상태가 찍힌 사진과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에는 '콜라는 세워져서 왔고, 치킨은 눕혀져서 왔다'는 내용이 담겼고, 배달된 치킨은 처음 배달된 모습과 달리 갈색 소스가 복도 바닥에 여기저기 칠해져 있었다.

배달 기사는 "음식 포장 용기상 소스가 샌 게 눈으로 잘 식별이 안 되고, 배달통 안에 소스가 묻어있지 않아 몰랐다"며 손님에게 사과했으나, B씨는 "음식 가지고 장난하냐"면서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후 치킨집 사장이 B씨에게 "죄송하다. 기사님이 빠른 배송을 하려다 치킨 상자가 엎어진 듯하다. 바로 가서 청소하겠다"고 했지만, B씨는 욕설을 하며 "소비자고발센터에 악덕 업주로 고발 조치하겠다"고 윽박을 질렀다.

이어 "도착하면 조용히 청소하고 치킨 제대로 놓아두고 사진 찍어 보내고 가라"며 "기사님 시키지 말고 직접 와서 청소하라"고 지시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B씨는 치킨집 사장에게 다시 배달된 치킨 사진을 받고선 "요즘 세상에 SNS 올리면 파급력 무서운데, 양심껏 장사하라"고 요구했다.

A씨는 "손님이 우리가 이런(어지른) 것처럼 얘기하고 우리더러 청소를 하라더라"며 지사장(배달업체 사장)하고 치킨집 사장님 하고 가서 복도 청소까지 했는데, 아무리 서비스업이라지만 자기들이 화가 나서 음식 집어 던지고, 청소하라는 건 아니지 않냐"고 억울해 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죄송하다는 말로 마무리하긴 했는데, 가게 사장님은 서러워서 울고 배달 기사는 줄담배 피우고 힘든 하루였다"며 "이게 맞는 일인가 인생 살기 힘들다. 이 정도 대우를 받을 정도로 잘못한 거냐"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다수의 누리꾼들은 "진상은 판매 거절하라", "사장님 고생 많으셨다", "치킨 시켜서 던진 니가 무조건 잘못한 거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B씨를 비판했지만, 일각에서는 "박스 뒤집어 배달하는 기사도 교육 다시 받아라" 등 배달 기사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betterj@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