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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경제 생태계 완성”...국내 최대 ‘재활용 플랫폼’ 구축 [PEF 릴레이 분석-제네시스PE]
뉴스종합| 2023-12-01 11:32

환경·에너지·인프라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 제네시스프라이빗에쿼티(PE)가 국내에서 투자를 시작한 계기는 ‘플라스틱’이다. 분리수거 문화가 안착해 있어 플라스틱 재활용의 핵심 자원인 페트병 확보에 이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자원 소비를 줄이고 환경 보전 효과를 높이는 글로벌 순환경제 트렌드에도 부합해 사모 자금에 투자 기회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네시스PE는 북미에서 가장 큰 폐기물 재활용·처리 업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WM)를 롤모델로 삼고 국내에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플랫폼을 구상했다. 자원 수집, 운반, 생산까지 밸류 체인을 완성하기 위해 산업 내 여러 작은 기업을 인수합병해 몸집을 키우는 롤업 전략을 취했다. 그 결과 총 16개 기업 바이아웃을 통해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생태계를 완성하고 있다.

▶8000억 투자, 순환경제 지향=이유재 제네시스PE 대표는 “순환경제를 체계화하기 위해 플라스틱 재활용 분야에 집중하며 8000억원을 투자했다”며 “인구 밀도가 높고 폐기물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수도권 소재 기업을 중심으로 바이아웃을 진행해 총 16개 기업을 운영 중”이라고 소개했다.

제네시스PE는 롤업을 통해 투자 규모를 1조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시장 내 1위 점유율을 확보하는 동시에 플라스틱 재활용 분야 수직 계열화를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플랫폼을 완성할 계획이다. 같은 시점 재활용 플랫폼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목표치는 1억달러(약 1300억원)로 세웠다.

국내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이전에는 2016년 출범 직후 2~3년간 해외 에너지·인프라 투자에 집중했다. 펀드레이징은 국내에서 진행하면서 아웃바운드 투자에 강점을 드러낸 시기다. 제네시스PE는 인프라 자산의 경우 현금흐름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인플레이션을 거치며 자산 가치가 증대되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국내에서도 일부 인프라 투자를 진행했는데 대표적 포트폴리오는 폐기물 소각장이다. 시장 수요는 지속되는데 공급이 한정돼 있어 성장 여력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4개의 소각 자산을 보유 중이며 수도권 내 인허가 증설 후 준공, 폐기물 소각 후 나오는 스팀을 대기업에 판매하는 방식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풀 엑시트 2건, IRR 20% 이상=제네시스PE는 그동안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한 풀 엑시트(Full Exit)는 2건 완료했으며 회수 기준 평균 내부수익률(IRR)은 20%대를 달성했다. 첫 번째 자금 회수 사례는 미국 태양광 기업 선노바 에너지(Sunnova Energy)다. 미국 기관투자자와 함께 프리IPO에 참여했으며 선노바 에너지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이후 제네시스PE는 순차적으로 지분을 처분했다. 총 내부수익률은 29%를 기록했다.

풀 엑시트 이전에 이미 투자 원금 이상을 확보한 포트폴리오도 눈에 띈다. 미국 발전 시장 최대 업체인 캘파인(Calpine)에 2018년 투자했으며 이후 지속적인 배당금을 통해 투자 원금의 1.5배가량 중간 회수를 마쳤다.

미국 에너지 업스트림 기업 프레시디오에도 2019년 투자했다. 프레시디오는 아나다르코 바신(Anadarco Basin) 지역에서 유가스전을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유가 하락으로 위기가 예상됐으나 유사 기업을 저가에 매수해 자산 가치를 높이는 볼트온에서 성과를 창출했다. 제네시스PE는 자본재조정을 통해 원금의 1.3배를 출자자에 분배한 상태다.

▶통합 내부통제시스템 구축=이 대표와 함께 제네시스PE 창립 멤버인 김도원 이사, 이성준 이사 역시 투자와 관리 등 모든 영역에서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김도원 이사는 “궁극적으로 엑시트를 위해 재활용 플랫폼 내 기술 고도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 관리 시스템의 고도화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탄소 배출량의 감축 정도 등 순환경제 ESG 성과를 수치화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외에서 재활용 플랫폼의 정체성을 확고히 한다는 목표다.

제네시스PE는 순환경제 생태계에 포함된 포트폴리오 기업 16곳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소개했다. 이성준 이사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각 회사별로 전자결재를 올리는 등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선진화된 내부통제시스템을 만들었다”며 “컴플라이언스 운영 기준, 준법통제기준을 명확히 정립할수록 임직원 만족감도 커지고 있어 이를 통해 회사와 임직원이 동반 성장하는 것을 추구한다”고 소개했다.

제네시스PE의 순환경제 생태계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쌓은 임직원들을 통해 네트워크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덕분에 롤업을 통한 투자 자산 증대를 추구하는 제네시스PE의 방향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등 순환경제 시스템의 선순환 체계가 자리잡고 있다. 심아란 기자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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