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산업판도 뒤흔드는 AI, 500대 기업 92% 사용 [이슈&뷰]
뉴스종합| 2023-12-01 11:39

미국 경제지 포천 선정 세계 500대 기업의 92%가 기업 활동에 오픈AI가 개발한 생성형AI인 챗GPT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최근 조사에서 나타났다. ▶관련기사 5면

학교 과제, 회사 보고서는 물론이고 글쓰기나 그림같은 창작의 영역까지 이미 상당한 분야에서 인간은 AI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분야를 막론하고 생성형 AI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1990년대 인터넷, 2000년대 스마트폰에 비견되는 AI는 권력의 재편을 일으킬 ‘혁명’으로 평가된다. 인간은 그간의 산업 혁명과 비교가 안되는 효율성을 얻었지만 대신 일자리를 위협받고 예상치 못한 다양한 윤리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세상에 처음 나온 챗GPT가 불과 1년 만에 세상에 일으킨 물결이다.

챗GPT는 출시 두 달 만에 이용자수 1억명을 돌파했고, 올해 10월말 현재 챗GPT 웹사이트 월간 방문자수는 17억명에 달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평균 7분56초 동안 챗GPT 웹사이트에 머물며 평균 4.46페이지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AI를 적극 활용하면서 직장 풍경이 달라진 것은 물론이고 사람의 자리를 속속 대신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23년 고용 전망 보고서’에서 AI 혁명으로 38개 회원국 일자리의 27%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OECD 회원국 내 제조업·금융업 기업 2000곳에서 근로자 5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근로자 5명 중 3명이 향후 10년 안에 AI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빅테크들은 생성형 AI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구글은 지난 3월 챗봇AI ‘바드’를 공개했고, 테슬라는 이달 초 생성형 AI 챗봇 ‘그록’을 선보였다. AI 붐이 일면서 AI 구동에 이용되는 칩의 몸값도 높아졌다. 아마존과 MS, 구글 등은 자체 AI 칩을 개발하며 AI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AI 혁명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엔비디아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지난해 3분기의 3배로 늘어났고, 순이익은 같은 기간 6억8000만달러에서 92억4000만달러로 폭증했다. 엔비디아의 몸집이 불어나면서 반도체시장의 판도도 달라지고 있다.

AI 혁명이 단순히 기술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의 권력 구조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 주간지 타임은 AI 혁명을 가리켜 “우리는 역사상 가장 큰 권력 재분배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과거 증기 동력이나 항공모함, 원자력발전 같은 기술은 소수의 부유층과 정부에 돌아갔고, 컴퓨터와 인터넷은 정보에 대한 것이었다면 AI는 모든 것에 대한 물결이란 설명이다. AI로 인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와 속도가 이전과는 크게 달라졌다.

타임은 “몇 년 전에는 수천만달러의 비용이 들던 AI가 이제는 더 저렴해지고, 널리 확산되고 있다. 이는 기술뿐만 아니라 능력 자체의 확산”이라면서 “권력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이 어디에나 그것을 원하는 사람의 손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가장 강력한 기술이 몇 달 안에 오픈소스화되는 시대로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최첨단 기술에 접근할 수 있다. 이는 많은 행위자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이것은 역사상 가장 큰 권력의 재편을 의미하며 이 모든 것은 몇 년 안에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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