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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물가 3.3%↑ '상승폭 둔화'..."농산물 30개월 만에 최대 급등"
뉴스종합| 2023-12-05 10:03
통계청은 5일 11월 농산물이 13.6% 급등하면서 전체 물가지수를 0.57%p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상승률은 지난 2021년 5월(14.9%) 이후 2년6개월 만에 최대치다.[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소비자물가가 4개월 연속 3%대 오름세를 이어갔다. 다만 3%대 후반까지 치솟았던 상승폭은 넉 달 만에 하락 반전하면서 연말 물가 비상에 한 숨 덜었다. 하지만 농산물값이 30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 올랐다.

올해 6~7월 2%대로 떨어졌던 물가상승률이 8월(3.4%)·9월(3.7%)·10월(3.8%)에 이어 4개월째 3%대 상승률을 기록한 셈이다. 다만 매월 상승폭이 확대되던 추세는 꺾였다. 10월(3.8%)보다는 0.6% 떨어지면서 작년 11월(-0.1%) 이후로 1년 만에 하락 반전했다.

무섭게 치솟던 물가가 다소 진정된 것은 국제유가가 다소 안정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실제 석유류는 1년 전보다 5.1% 하락했다. 다만 휘발유는 2.4% 오르고 경유와 등유는 13.1%, 10.4%씩 내리면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석유류 하락은 전체 물가를 0.25%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3.3%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0% 상승했다.

하지만, 서민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4.0%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11월 농산물값이 13.6% 급등하면서 전체 물가지수를 0.57%포인트 끌어올렸다. 상승률은 지난 2021년 5월(14.9%)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대치다. 신선 어개·채소·과실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0월(12.1%)에 이어 11월에도 12.7% 급등했다.

특히 과일값이 크게 올랐다. 신선과실지수는 24.6% 급등했다. 10월(26.2%)에 이어 20%대 오름세다. 채소와 과일 중에선 사과가 55.5% 급등하면서 가장 많이 올랐고, 오이(39.9%), 파(39.3%), 토마토(31.6%), 귤(16.7%), 포도(16.4%) 뿐 아니라 주식인 쌀마저도 10.6% 올랐다. 그나마 도축마리수 증가와 정부 공급 확대 덕에 고깃값(축산물)이 1.3% 하락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에 대해 “11월 소비자물가는 총지수 외에도 두 가지 근원물가 측면에서 10월보다 하락했다”며 “기조적 측면에서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도 별도 보도자료에서 “추세적 물가를 보여주는 OECD 기준 근원물가가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하는 등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미국(10월 4.0%), 유럽연합(4.8%), 영국(5.8%) 등 주요국의 근원물가와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유가가 다시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수요 측 압력이 약화한 가운데 공급 충격의 영향도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그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부총재보는 그러면서 “물가 전망 경로상에는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누적된 비용 압력의 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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