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文 총리 3인방, ‘비명’ 구심점되나…“공천 지분 목적” [이런정치]
뉴스종합| 2023-12-06 10:19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 정세균 전 국무총리.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정세균 전 총리 등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른바 ‘문재인 정부 총리 3인방’이 정치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통점은 ‘이재명 독주체제 견제’다. 총선을 앞두고 3인방의 연대설과 함께 이들의 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점쳐지며 ‘야권 재편’의 군불이 지펴진다는 평가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와 김·정 전 총리가 최근 연쇄회동을 갖고 당내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선거제 개편 등 친명 지도부의 당 운영과 방침에 쓴소리를 내고 있는 이들의 행보에 민주당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이재명 독주체제’에 꾸준히 문제제기를 해온 비명계 입장에서는 이들 3인방의 행보는 든든한 우군을 만난 셈이다. 이들이 비명계의 세력화에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3인방 가운데 이 전 대표의 행보가 가장 적극적이다. 이 전 대표는 최근 김부겸 전 총리를 2번 만났다고 밝혔다. 한 번은 문재인 정부 내각 모임에서 여럿이 만났고, 다른 한 번은 각자 ‘믿을 만한 사람’을 데리고 넷이 만났다고 했다. 정 전 총리와 김 전 총리도 최근 별도의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민주당 지도부의 당 운영에 문제의식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 지도부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이들이 손을 잡고 세력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당 창당까지 거론된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신당 창당 가능을 낮게 본다.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지만 민주당의 적통 세력이라는 점에 자부심을 느끼는 이들이 민주당과 결별하는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의 경우 1996년 총선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입한 인사다.

이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당내에서 각자 소수의 계파를 거드리고 있는 3인방이 공천 과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르바 ‘공천 지분 확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명(비이재명)계에 대한 공천학살 우려가 제기되는 현실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신당 창당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보이는 3인방의 움직임이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 재선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 전 대표나 다른 원로들이 실제로 신당 창당을 하진 않을 것”이라며 “당내 공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강한 발언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달 이내로 지도부가 공천작업을 시작하는데 가만히 있는다면 앞으로 정치적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며 “공천 경쟁에서 불가피하게 벌어질 수밖에 없는 갈등이다. 어떤 선거든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3총리를 비롯한 원로들이 총선 국면에서는 결국 당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선거를 앞두고 정책 이슈 선점에 실패하고 있는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정권 심판론’을 강화하기 위해선 내부 분열을 잠재우는 모습이라도 보여야만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본지에 “야당으로서 정책을 이슈화하는 것은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라며 “이 대표가 단식 복귀 이후 줄곧 통합에 대한 메시지를 내고 있는데, 이번에야 말로 통합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가 본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3총리를 포용하고 총선에서 역할을 맡기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실제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전 대표의 당내 ‘역할론’을 언급한 바 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3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는) 우리 당의 중요한 정치인이시고, 당의 상임고문이시기 때문에 당연히 당으로서 어떤 역할을 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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