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또 중국발…“약도 소용없어” 무시무시한 폐렴…의사들 두 손 들었다
뉴스종합| 2023-12-06 20:51
중국 베이징의 한 어린이 병원에서 어린이들과 부모들이 대기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확산세에 의료계가 연이어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어린 아이들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코로나와 독감, 폐렴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유행하는 데에 이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경우 항생제 내성이 강해 치료가 어렵다는 의료계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Mycoplasma pneumoniae)에 의한 급성호흡기감염증으로 비말을 통해 감염된 후 2~3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흉통,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폐렴은 통상 기침과 전신 쇠약의 증상을 보이며, 드물게는 관절염이나 수막염, 뇌염 등 호흡기 외의 증상까지 동반되기도 한다.

중국을 강타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원래 항생제 치료가 쉬운 감염병이다. 코로나19와 달리 항생제 치료에 반응이 좋아, 적절한 항생제 투여시 임상 경과를 단축시킬 수 있다.

[연합]

문제는 최근 입원했던 소아들의 경우 항생제를 투여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호흡기 전문의인 박영아 교수는 “최근 입원 치료했던 소아들은 마크로라이드에 내성을 보이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의 비율이 높고 항생제를 투여해도 증상 호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늘어 과거보다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존과 달리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만으론 치료하기 힘든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엔 코로나19에 이어 독감, 호흡기융합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등 여러 가지 호흡기 바이러스가 복합 유행하고 있다는 점도 난제다. 적절한 검사를 통해 질환을 감별하는 것부터 중요해졌다.

박 교수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의 잠복기가 2~3주로 길기 때문에 가족 및 어린이집 내에서 유행이 수주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영아 교수 [이화의료원 제공]

최근 국내 환자도 급증세다. 마이코플라즈마 감염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 수가 10월 셋째 주 102명에서 11월 둘째 주엔 226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그 중 1~12세인 아동 환자가 전체 환자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대한아동협회도 철저한 대처를 주문하고 있다. 대한아동협회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보건당국이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시급한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협회는 “소아 감염병의 경우 초기 대응이 부실하면 유행이 한순간에 확산하게 된다”며 “이미 소아청소년 진료 현장에서 필수인력 부족 등으로 애로사항을 겪는 만큼 만약 마이코플라스마까지 유행하면 오픈런 이상의 소아진료 대란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유행한 중국은 이미 의료 마비 위기를 겪고 있다. 주요 도시의 소아과 병원이 포화상태이며, 병원의 대기표가 1000번대 이상이란 외신보도도 이어지는 중이다.

마이코플라스마 감염병은 환자의 기침, 콧물 등 호흡기 비말(침방울) 또는 환자와의 직접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다.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가정이나 집단이 생활하는 보육시설, 기숙사 등에서 확산하기 쉬우므로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등교와 등원을 자제하고 집에서 쉬는 게 권고된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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