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英 “러, 선거 개입 위해 8년간 해킹”
뉴스종합| 2023-12-08 10:55

[사진=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러시아가 서방 민주주의 국가들의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지난 8년간 광범위하고 세계적인 해킹 공격을 벌여 왔다고 미국과 영국이 7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러시아 측은 해킹 혐의에 대해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부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이날 캘리포니아에서 두 명의 러시아 국민이 해킹 활동을 했다는 혐의의 기소장을 공개했다. 러시아 해커 루슬란 페레티야트코와 안드레이 코리네츠는 미국의 전·현직 정보당국자와 국방부 직원, 방산업체 직원, 외교관, 에너지부 시설 등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법무부는 “이들의 해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다른 회원국들도 겨냥했으며 러시아 정부의 지시에 따라 민주적 절차를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목적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지난 2016년, 2020년에 이어 2024년 대선에도 개입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내년 예정된 영국 총선도 방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외무부는 러시아가 영국 국회의원과 언론인,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해킹 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표적이 된 사람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 2019년 선거를 앞두고 유출된 영국과 미국의 무역협정 체결 조건 초안이 러시아 해커들의 소행 중 하나라고 부연했다.

이어 “러시아는 해킹으로 얻은 정보를 이용해 영국 정치와 민주적 절차에 개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지만 대체로 성공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영국과 미국 정보당국은 사이버 공격의 배후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내 조직인 ‘센터 18’을 지목했다. 해킹은 ‘스타 블리자드’ 그룹이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그룹은 센터 18에 종속돼 있는 게 거의 확실하다고 미국과 영국 관리들은 말했다.

FSB의 관리로 확인된 페레티야트코와 코리네츠는 기소되지 않은 다른 공모자들과 협력해 표적 피싱을 통해 컴퓨터와 이메일 계정을 해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미 재무부의 제재 대상에 올랐으며, 미 국무부는 이들의 소재 파악이나 공모자 신원 확인을 위해 1000만달러(약 132억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두 사람이 러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해외 여행 중 체포되지 않는 한 미국 법정에 서게 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고 있지 않아서다.

영국 정부도 두 해커에 대한 제재를 부과했으며 해킹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 위해 러시아 대사를 초치했다.

해킹 혐의에 대해 런던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소셜미디어 X에서 “이 허무맹랑한 움직임은 또 하나의 빈약한 수준의 드라마 행위”라고 반박했다.

pink@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