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I 교체·합병 등 활발, 핵심 성과는 SK쉴더스
아픈 손가락 11번가 매각 성사 관건
조직 개편에 담은 포트폴리오 밸류업 의지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SK스퀘어가 출범 2주년을 맞은 가운데 재무적투자자(FI)와 동행하는 포트폴리오 기업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기업공개(IPO) 계획이 미뤄진 이후 방향성을 바꾼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11번가, SK쉴더스에 대한 시장 관심도가 높다. 조직 개편에도 포트폴리오 기업 밸류업 의지를 드러낸 만큼 향후 FI와 성장의 결실을 공유할지 주목된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원스토어는 최근 1260억원 규모 프리IPO를 완료했다. 지난해 IPO를 접은 이후 1년 이상 진행된 투자 유치다. 기존 FI인 SKS프라이빗에쿼티와 키움인베스트먼트의 퇴로를 열어주고 LK투자파트너스와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주주로 합류했다. FI가 교체되면서 추후 상장 이행까지 5년가량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원스토어의 밸류 조정은 감내했다. 앞서 10월 크래프톤에서 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할 당시 포스트 밸류가 9000억원대였으나 이번에는 7283억원대로 내려왔다. 그만큼 원스토어 최대주주인 SK스퀘어는 투자가치를 상향할 여력은 커진 셈이다. 원스토어의 글로벌 사업을 확장해 앱마켓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구상이다.
SK스퀘어가 원스토어와 같은 방식으로 FI를 교체한 포트폴리오는 SK쉴더스가 꼽힌다. SK쉴더스의 경우 프리미엄을 인정 받았으며 SK스퀘어도 보유 지분을 일부 처분해 유동성을 확보한 점이 특징이다. SK쉴더스 역시 IPO를 통해 FI 회수를 보장했으나 지난해 시장에서 원하는 몸값을 받지 못해 공모를 철회한 이력이 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EQT파트너스가 SK쉴더스 지분 68%를 약 3조원에 매입했다. 기존 FI인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이 엑시트했으며 SK스퀘어도 4100억원을 현금화했다. SK스퀘어는 대여금 회수를 고려하면 2년 후 45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한다. FI 교체 과정에서 SK쉴더스로 순유입된 2000억원은 사이버 보안 강화 사업 등에 투입해 밸류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FI와 IPO를 약속했으나 다른 방법을 택한 포트폴로오도 눈길을 끈다. 여기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콘텐츠웨이브와 이커머스 기업 11번가가 해당된다. 콘텐츠웨이브는 CJ ENM의 OTT 기업 티빙과 합병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현재 SK스퀘어와 CJ ENM이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추후 협상에 따라 합병 몸값과 수익 개선 방향성 등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콘텐츠웨이브에는 미래에셋벤처와 SKS프라이빗에쿼티가 FI로 참여 중이다. 연초 마지막 유상증자 기준 콘텐츠웨이브의 지분 가치는 1조4151억원을 기록 중이다.
SK스퀘어의 11번가 처리법에 대한 시장 평가는 엇갈린다. SK스퀘어는 11번가 IPO 실패에 따라 FI 지분을 되사오는 콜옵션을 선택하지 않았다. SK스퀘어의 콜옵션 포기에 따라 11번가 FI인 H&Q코리아, 국민연금 등이 드래그얼롱(동반매각청구권)을 행사해 경영권 지분을 매각할 개연성이 커졌다.
SK스퀘어는 이커머스 기업 밸류가 현저히 떨어진 상황에서 5년 전 몸값으로 사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다. 5년 전 투자 유치 당시 1조원대였으나 현재 시장 눈높이는 50%가량 할인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올해 포트폴리오 기업 정리 과정에서 명암이 공존했으나 SK스퀘어는 앞으로도 밸류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다. 이달 7일 공개된 조직개편에 따르면 최고운용책임자(CIO)를 기존 1인에서 2인으로 확장했다.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CIO 자리를 신설했다. 이 자리엔 IB 업계 경험이 풍부한 송재승 CIO가 발탁됐다. 송 CIO는 2018년 SK에 합류했으며 올해 SK쉴더스 딜을 마무리한 성과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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