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적 급감·기업가치 하락 불가피
하림·동원 외 원매자 찾기도 숙제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 HMM의 새주인 찾기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진통을 겪으면서 유찰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HMM이 실적 악화로 기업가치 또한 하락하고 있어 유찰시 재매각 등 플랜B를 가동해도 더 나은 묘수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12일 IB업계에 따르면 HMM이 업황 악화로 실적 하락 구간에 진입함에 따라 당분간 기업가치 하락이 불가피함에 따라 유찰로 인해 재매각에 나설 경우 현재의 몸값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본입찰에 들어간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은 HMM의 기업가치를 약 11조원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HMM 지분 57.9%를 인수하는데 인수 희망가로 약 6조3000억~6조4000억원 사이를 제시했다. 이는 현재 10조~11조원에 이르는 시가총액을 반영해 나온 숫자다. 전년 대비 실적이 급감 중임에 따라 시총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거의 붙지 않은 상태로 인수 가격이 정해진 것이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사인 HMM은 지난해 매출 18조5828억원, 순이익 10조854억원을 거뒀다. 해운 운임이 높게 유지되면서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는 상황이 달려졌다. 운임 하락으로 실적 급감에 시달리고 있다. HMM은 올 3분기까지 매출 6조3381억원, 순이익 7057억원을 기록하는 등 전년 동기대비 각각 57.9%, 91.9% 줄었다.
업의 특징을 반영, 당분간 이같은 운임이 유지된다고 보면 HMM의 기업가치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HMM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7조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투입한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매각자 입장에서 보면 현재의 매각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림과 동원에 대해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것’이라는 부정적 시선도 있지만, 사실상 대안이 없다는 점도 이번 딜 완주 중요성에 힘이 실린다. 정부는 HMM 매각전을 시작할 때부터 탄탄한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이 원매자로 참여해주길 바랬으나, 현대차, 포스코 등 대기업 참여는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유찰로 재매각에 나서도 대기업이 원매자로 들어오는 반전은 없을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라며 “매각자 입장에서는 사상 최대 실적으로 재무건전성이 개선된 상태인 현재 HMM 매각을 성사하는 게 가장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HMM 매각은 우협 선정을 앞두고 공정성 논란에 직면했다. 하림과 동원이 매도자 측의 영구채 처리법을 두고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탓이다. 하림이 영구채 보통주 전환 유예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자 동원은 입찰 원칙에 어긋난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영구채 조건상 금리가 가산되는 스텝업 조항을 감안하면 하림 측 제안이 실현될지도 미지수다. 산은이 진화에 나섰으나, 연내 HMM 거래 종결은 힘들어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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