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기시다 내각 지지율 17%...불신 커지며 "백약이 무효네"
뉴스종합| 2023-12-15 09:56
지난 13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개각을 발표하면서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신화]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기시다 후미오 내각 지지율이 자민당 재집권 이후 처음으로 20% 선이 무너졌다. 비자금 파문에 휩싸인 아베파 각료 4명을 교체하며 인적 쇄신에 나섰지만, 무너진 기대감을 극복하기에는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지지통신이 최근 진행한 12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17.1%로 나타났다. 내각 지지율이 20% 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2년 자민당 재집권 이후 처음이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 역시 58.2%로 전월보다 4.9%포인트 상승해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낮아지면서 집권 자민당의 정당지지율도 전월보다 0.8%포인트 하락한 18.3%로 재집권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총리와 집권당 지지율 합이 50% 밑이면 정권이 붕괴된다는 이른바 ‘아오키의 법칙’에 따르면 이미 기시다 내각은 퇴진 위기에 빠진 셈이다.

내각을 지지하는 이유로는 ‘적합한 사람이 없다’는 답변이 9.05%로 제일 많았다. 대안이 없어서라는 의미다. ‘총리가 소속된 정당을 지지한다(3.3%)’나 ‘총리를 신뢰한다(2.7%)’ 등 긍정적인 답변은 5%를 넘지 못했다.

반면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는 응답자 34.5%가 ‘기대부족’을 가장 많이 꼽았다. 자민당 내 대안 파벌이나 야당의 대안 부재로 어쩔 수 없이 현 기시다 내각을 지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총리로 누가 적합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16%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지만 ‘이 중에는 없다(20.6%)’와 ‘모르겠다(19.7%)’는 답변을 고려하면 절대적인 지지를 얻는 총리 후보는 없는 상황이다.

정치자금 의혹과 관련된 자민당 5개 파벌의 설명이 충분하냐는 질문에는 86%가 불충분하다고 답했다. 자민당 비자금 조성 혐의가 불러온 스캔들이 기시다 내각과 자민당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불신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앞서 도쿄지검 특수부의 수사로 아베파 의원들이 정치자금 모금행사 파티권을 팔아 5억엔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회장을 맡은 기시다파(고치정책연구회)도 2018~202년 2000만엔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폭로가 나온 바 있다.

지난 14일 기시다 총리는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마쓰노 히로카즈 전 관방장관을 기시다파 좌장 격인 하야시 요시마사 전 외무상으로 교체하는 등 당내 최대 파벌 아베파 장관 4명과 차관 5명을 비(非) 아베파로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하지만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거세다. 요미우리신문은 하야시 장관 기용을 고육지책으로 평가하며 “파벌 협력이 얼마나 이뤄질지 불투명하다”고 짚었다. 아사히신문은 “인사 우여곡절로 총리 구심력이 더 저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지도가 하락하면서 기시다 내각이 내세운 경제 정책에 대한 일본 국민의 기대감도 낮은 상황이다. 지난 11월 내각이 승인한 정부의 포괄적 경제 대책이 기업의 임금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느냐느 질문에 68.2%가 ‘그렇지 않다’고 답한 반면 ‘그렇다’는 응답은 12%에 그쳤다. 지지통신은 “기시다 내각이 정액세 감면, 저소득 가구 혜택 확대 등을 통해 국민 실질 소득의 증가율을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기대감이 확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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