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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187만명, 85만원씩 환급받는다
뉴스종합| 2023-12-21 11:10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권 민생금융지원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앞줄 왼쪽 두번째부터), 조용병 전국은행연합회장, 김주현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20여 개 은행장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은행권이 역대 최대인 ‘2조원+α(알파)’ 규모의 민생금융지원방안을 내놨다. 이를 통해 개인사업자 약 187만명에게 평균 85만원씩 이자를 환급하고, 기타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도 진행할 예정이다.

21일 발표된 ‘은행권 민생금융지원방안’은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돕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국내 20개 모든 은행이 참여하며 이 중 국책은행인 산업·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8개 은행이 공통으로 이자 캐시백에 나선다. 산업·수출입은행은 정책금융 프로그램을 통해 추가적 지원(+α)을 하기로 했다.

은행연합회는 “정확한 규모는 은행별로 산출해 봐야 알 수 있겠지만, 5대 은행 기준으로는 2000억원~3000억원대 수준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은행 이익·자본력 따라 같은 조건 대출 받아도 은행별 환급액 달라= 2조원은 은행권 상생금융활동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자환급 금액은 대출금 2억원을 한도로 1년간 4% 초과 이자납부액의 90%로, 차주당 총 환급한도는 300만원으로 정해졌다.

이에 따라 대출금이 3억원, 대출 금리가 5%인 차주가 지난 20일 기준 이자 납입기간이 1년 지났다면, 이자 환급액은 2억원(대출금 한도)에 초과 이자 1%와 환급률 90%를 곱한 180만원이 된다.

다만 은행별로 건전성, 부담여력 등을 감안하여 일부 지원기준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같은 금액을 동일 조건에 대출받았더라도 은행에 따라 환급액이 다를 수 있단 얘기다. 또 부동산임대업 대출 차주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

은행권은 이자 환급 공통 프로그램을 통해 약 187만명의 개인사업자에게 총재원 2조원의 약 80%인 1조6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당 평균 지원액은 85만원으로 예상됐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이자 캐시백은 별도의 신청절차 없이 각 은행이 자체적으로 지원대상을 선정하고, 지원금액을 산정하여 대상차주에 대해 캐시백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소상공인이 캐시백을 받기 위한 조건으로 일정 기간 내에 신청을 하거나, 추가로 대출을 받을 필요는 없으므로 보이스피싱 등 전자통신금융사기에 유의해달라”고 덧붙였다.

▶KB국민은행, 지원액 3415억원 예상...6대 은행이 전체 85% 부담=2조원의 민생금융지원액 부담은 은행별 이익 규모에 따라 정하기로 했다.

21일 각 은행 사업보고서를 기반으로 분담 현황을 추산한 결과, 올 3분기 약 2조8058억원의 은행권 최대 순이익을 거둔 KB국민은행의 분담금은 총 3415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순이익 2조7745억원을 벌어들인 하나은행의 분담금이 3377억원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올해 2조5993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신한은행은 3164억원가량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2조2980억원 순이익을 거둔 우리은행이 2797억원, 1조8889억원을 벌어들인 IBK기업은행이 2299억원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은 1조6106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여, 총 1960억원을 부담한다. 이에 따르면 6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의 분담액은 총 1조7000억원으로 전체 지원액(2조원)의 85%에 달한다.

지방은행의 경우 순이익 규모에 따라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의 지원금이 책정된다. 3930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둔 부산은행은 478억원, 같은 기간 3479억원 순이익을 거둔 대구은행은 423억원을 지원한다. 이외에 ▷경남은행 282억원 ▷광주은행 262억원 ▷전북은행 194억원 ▷제주은행 16억원 등이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도 각각 374억원, 307억원의 지원금을 부담한다.

올 3분기 누적 2793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 중 가장 많은 340억원을 부담할 전망이다. 382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인 케이뱅크의 지원액은 47억원 수준이다. 토스뱅크는 3분기 8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누적 적자가 299억원에 달해 분담액이 없다. 하지만 토스뱅크는 자율 프로그램을 통해 여타 은행과 유사한 방식의 지원을 준비 중이다.

금융당국은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지원 한도를 당기순이익 10% 수준으로 판단했다. 이를 토대로 환산한 18개 은행의 지원액 상한은 2조1800억원으로 2조원을 다소 상회한다.

▶내년 3월까지 50% 집행...은행 실적악화 우려도=은행권은 빠른 시일 내에 은행별 민생지원방안을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계획 수립 후 내년 2월부터는 이자 환급을 시작해 3월까지 최대 50% 수준의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속도를 내기로 했다.

4000억원 규모로 이뤄질 자율 프로그램은 개별 은행이 자유롭게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역시 1월부터 세부 계획 수립에 들어간다.

전기료, 임대료 지원 등 이자환급 외 방식의 소상공인 지원이나, 자영업자·소상공인 이외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보증기관 또는 서민금융진흥원 출연 등 다양한 방식이 거론된다.

다만 역대 최대 규모 ‘상생금융’에 따른 실적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조6000억원 규모의 이자 캐시백은 환급 개념이기 때문에, 비용으로 처리하게 될 것”이라며 “원인이 발생한 올 4분기를 기준으로 할지, 집행 시점인 내년 1분기를 기준으로 할 지에 대해서는 더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최소한 하나 혹은 두 개 분기 실적에 반영되며 순이익에 큰 영향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홍태화·김광우·홍승희 기자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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