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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 화재’ 부주의로 인한 발화 가능성…경찰 “관련자 조사”
뉴스종합| 2023-12-26 16:28
성탄절 새벽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 26일 사고 현장 인근에서 경찰과 소방 등 관계자들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이세진·박지영 기자] 성탄절 새벽 2명의 사망자와 30명의 부상자를 낸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화재가 부주의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현장감식 결과가 나왔다.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 관계자는 26일 오후 서울 도봉구 화재 현장에서 열린 합동감식결과 현장 브리핑에서 “관계 기관과의 합동감식 결과 전기적 요인에 의한 발화가능성은 배제가 되고, 인적 요인에 의한 발화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확인됐다. 향후 관련자 조사를 통해 명확한 사건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20분께까지 소방 당국,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 등 총 21명의 인력을 투입해 방학동 아파트 화재 현장을 합동 감식한 결과를 이렇게 밝혔다.

경찰 등은 합동감식에서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아파트 301호 작은 방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며 명확한 화재 원인과 사고 경위 등을 조사했다.

이 관계자는 합동감식 후 현장에서 나온 결정적 증거물을 입수했으며 이를 토대로 인적 요인에 의한 발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사람의 부주의로 인한 화재로 보고 있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그 범주 안에 드는 내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 기구의 오작동이나 누전 등에 의한 전기적 요인이나 방화로 인한 발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그 외 다른 요인도 모두 배제됐다”고 설명했다. 또 “결정적 증거물 등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남은 조사에서 관련자 진술이 변경될 수 있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거실에 인접한 작은 방에서 불씨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해당 아파트에 있던 주민이 불을 끄려 한 흔적이 있었는지에 대해 묻자 “관련자들이 초기 진화를 시도했다는 진술이 있었다”면서 “현재 워낙 소실이 돼 있어 그런 행위가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화재경보기 작동 등에는 이상이 없었다. 다만 방화문이 모두 열려있었고 아파트 1층이 필로티 구조로 외부 공기가 원활하게 유입돼 불이 빠르게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필로티는 1층을 벽면 없이 하중을 견디는 기둥으로만 설치하는 개방형 구조를 뜻한다.

2001년 준공 당시 소방법에 따라 16층 이상부터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다는 것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꼽힌다. 현행법은 6층 이상 아파트는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날 오전 4시57분께 방학동 23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4시간여 만인 오전 8시40분께 불을 완전히 진압했다.

소방 당국은 차량 60대와 인력 312명을 동원해 신고 약 4시간 만인 오전 8시 40분께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

이 불로 30대 남성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자 중 3명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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