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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를 잡아라’… 영국 최상위급 명문학교 킹스칼리지스쿨 유치 경쟁 뜨거워진다
뉴스종합| 2024-01-02 00:06
지난달 27일 영국 킹스칼리지스쿨 설립 대리인 BIEK 본사 헨리 대표〈중앙〉, 한국대표부 최요셉 대표 등 킹스 측 관계자들과 영종 국제학교 유치 주민설명회를 주최한 영종학부모연대 박수현·김진미 공동대표 등 영종 주민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영국 최상위급 명문학교 킹스칼리지스쿨을 국제학교로 유치하려는 전국 지자체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킹스칼리지스쿨(이하 킹스)이 직접 설립 의향을 밝힌 지자체는 인천(영종국제도시)으로, 현재 가장 유리한 입장에 있는 가운데 경기도 등 타 지자체들도 킹스 유치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방한 중인 영국 본교 킹스 측 관계자들은 국내 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현지 실태 파악 등을 위해 인천을 비롯해 경기도 등 타 지역을 방문하면서 국제학교 유치 관련 실무자 등을 만나 논의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2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해 보면, 지난달 말 영국 킹스칼리지스쿨 설립 대리인 BIEK 본사 헨리 대표를 시작으로 일행 2명도 잇따라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 일행은 인천 영종을 비롯해 킹스 유치를 기대하는 수도권 등 주요 지자체들을 방문하면서 국제학교를 유치·설립할 수 있는 여건 등을 갖추고 있는지 현지 실태 파악에 나서고 있다.

현재 킹스가 관심을 갖고 입지조사에 들어간 지역은 인천 영종외에 경기도 의정부, 남양주, 고양 등 다수의 지자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법상 경제자유구역이나, 미군기지 이전 공여지에도 국제학교를 설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킹스 측이 3년 전 영국 본교 이사회의 결정으로 한국에 가장 먼저 국제학교를 설립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지역은 인천 영종이다. 이에 따라 인천경제청은 현재 영종 골든테라시티(구 미단시티) 내에 국제학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6월 영종 국제학교 유치를 위해 본격적으로 사업설명회를 갖기 시작했지만, 국제학교 유치보다는 민간 개발업자를 뽑는 공모방식으로 방침을 세웠다.

기존 학교부지 3필지에 국제학교를 설립할 수 있는 명문학교를 선정해 달라고 주장해온 영종 주민들의 요구와는 달리, 3필지 중 1필지를 쪼개 상업용지로 변경해 주고 이를 이용해 개발 이익금을 만들어 남은 2필지에 학교를 짓는 개발업자 선정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인천경제청과의 이견 대립으로 현재 공모 추진이 중단된 상태이다.

최근 영종 주민들은 인천경제청의 학교부지가 줄어드는 개발업자 선정방식에 의한 공모 추진과 상관 없이 지난달 27일 영종학부모연대 주최로 ‘영종 국제학교 유치를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먼저 영국 킹스 본교로부터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인천도시공사(학교부지 소유주) 등에 설립 의향을 밝혀온 사실을 확인하고 영국 킹스 국제학교 설립 권한대행 BIEK 본사 헨리 대표와 한국대표부 최요셉 대표 등 킹스 측 관계자들을 초청해 영종 국제학교 설립 제안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들을 확인했다.

주최 측은 영종에 관심을 기울여온 학교들 가운데 기존 학교부지 3필지 전체에 국제학교를 설립하겠다고 제안한 곳은 킹스 뿐이었고 이들 중 킹스는 영국 랭킹 1위와 IB교육 세계 5위인 최상위급 명문학교로 가장 명성이 높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 먼저 킹스를 초청해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8월말 인천경제청이 조사한 결과, 2~3필지에 학교 주도로 설립을 희망한다고 의견을 제출한 학교는 킹스 등 2곳이 있었고, 또 다른 3곳은 2필지에 개발업자 주도방식을 선호하는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특히 국제학교 유치 주민설명회가 끝난 뒤 주민들은 기존 학교부지 3필지에 영종 국제학교 유치를 위한 주민 서명을 받고 있다.

영종 주민들은 2022년 5월 영종에 명문 국제학교 유치를 위해 협약서로 약속한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국제학교 유치 열망을 담은 주민 서명부를 직접 전달하면서 빠른 시일내에 학교 유치가 결정될 수 있도록 촉구할 예정이다.

타 지자체의 경우 경기도 의정부에서 총선 출마예정자가 킹스 국제학교 유치를 위해 접촉중이고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대한 정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고양시도 3개의 국제학교 유치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킹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미군부대 이전에 따라 국제학교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남양주 등 다수의 지자체들도 킹스 유치에 발빠른 행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학교 설립을 위해 여러 지자체에서 현지 실태를 파악하고 있는 헨리 대표는 “인천경제청에서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영국 킹스 본교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어서 타 지역으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었는데 영종 주민들의 킹스 유치 열정이 높은 만큼 우리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립 의향 전달과 인천경제청의 간담회를 통해 영종 국제학교를 위한 마스터 플랜 등 킹스의 제안은 이미 전달된 상태이기 때문에 타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유치 제안으로 이제 기다리는 상황은 그리 느긋하지만은 않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요셉 한국대표부 대표는 “최근 일부 언론들이 인천경제청 등에 설립 의향을 밝힌 킹스 측 관계자를 브로커(개발업자)로 오인해 잘못 보도한데 대해 영국 킹스 본교로부터 한국에 분교 설립 권한을 위임 받은 대리인으로서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영종에 킹스 유치가 지연돼 복잡한 상황이긴 하지만, 반드시 국제학교를 설립해 지역 주민들과 상생해 가면서 지역사회 발전을 견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영종 내 일부시각에서는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의 느슨한 판단으로 자칫하다가 영종 유치를 선호하는 킹스를 놓치고 타 지자체로 이전될 경우 국제학교 유치 결정권자인 유정복 인천시장과 인천경제청은 지역사회의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는 여론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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