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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불패마저 깨졌다...하락 거래 속출
부동산| 2024-01-24 11:24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송파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

전국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집값이 강남3구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 집값 상승기 때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던 것이 매매가격이 하락하자 빠르게 상승분을 반납하고 있다. 고금리에 건설사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까지 겹치자 이른바 불패신화로 여겨지던 강남 마저도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 아이파크 전용 96㎡가 지난 12일 3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전달 거래된 35억297만원보다 약 3억5000만원 싼가격에 손 바뀜됐다.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입주가 한창인 개포동 대장주 아파트로 같은 평형대가 31억원으로 내려간 것(직거래 제외)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강남 대형평수들도 하락세를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64㎡는 지난달 43억3000만원에 매매됐다. 직전 거래인 49억5000만원보다 4억2000만원이 주저앉았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160㎡도 이달 52억원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7월 거래된 최고가 65억원보다 12억원 낮은 가격이다.

최근 정부가 30년 이상 아파트들에 안전진단을 미뤄주는 등 재건축 완화 대책을 파격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강남 구축아파트들 마저도 반응이 미지근하다. 잠실주공5단지 82㎡는 이달 28억3600만원에 거래됐다. 거래된 가격은 전달 28억5600만원, 그 전달에는 29억2600만원으로 꾸준한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안전진단을 통과하며 재건축 훈풍을 몰고 왔던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도 전용 117㎡가 이달 18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직전 거래인 20억5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 주저앉았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셋째 주(1월 15일 기준)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송파구가 0.13%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특히 송파구 일부 단지의 경우 상승분을 크게 반납하며, 매매가가 수 개월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부동산원은 이에 대해 “특히 가락, 잠실, 문정동의 대단지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전용 49.21㎡이 지난 6일 13억25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는 지난해 11월에 이뤄진 직전 거래 매매가(14억5000만원)보다 1억2500만원 낮은 금액이다.

잠실동 리센츠 전용 124㎡는 지난 10월 35억7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약 한 달 만인 11월에 30억8000만원으로 떨어졌고 이달 18일에는 30억원에 거래됐다. 불과 세 달 사이 5억7500만원이 내린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강남 주요단지들이 포함된 ‘KB 선도아파트 50지수’도 12월에는 0.14%를 하락하며 8개월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국 주요 아파트 가운데 시가총액(세대수와 가격을 곱한 것) 상위 50개 단지를 매년 선정해 시가총액의 지수와 변동률을 나타낸 것이다.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퍼스티지, 반포자이,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은마아파트, 송파구 잠실엘스, 리센츠, 잠실주공5단지,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고덕아르테온, 경기 과천시 래미안슈르, 부산 해운대구 더샵센텀파크1차이 포함됐다.

강남구 개포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추석이후 거래가 잠잠하더니 최근 태영 워크아웃설이 돌면서는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면서 “가격 하락을 예측하며 갭투자 수요가 사라지고 집이 꼭 필요한 실수요자 아니고는 전화 한 통도 없다”고 설명했다.

서영상·박자연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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