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아주 싸거나 아주 비싸거나…설 선물세트 ‘양극화 전략’ 통했다
뉴스종합| 2024-01-28 08:55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설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설을 맞아 선보인 선물세트의 ‘양극화’ 전략이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품질과 고급화로 나뉘어진, 이른바 ‘중간 소비 실종’으로 불리는 방향성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20만원 미만의 가성비 선물세트 물량을 약 10% 늘렸다. 신세계백화점의 가성비 세트 비중은 지난해 18.1%에서 올해 25.8%로, 현대백화점은 19.3%에서 24.7%까지 올랐다.

실속을 중시한 소비자가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 성향을 보인다는 점을 고려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고물가 속에서 선물세트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공략하는 것”이라며 “백화점도 가성비 수요를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양극화’ 마케팅의 효과는 입증됐다. 백화점 3사가 이달 2일부터 21일까지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 실적을 조사해 보니 롯데백화점은 작년보다 25%, 신세계백화점은 22.6%, 현대백화점은 21.8% 각각 증가했다. 특히 20만원 미만 가성비 세트 매출이 최대 70% 이상 늘며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매출 증가율은 롯데 35%, 신세계 73.2%, 현대 70.2% 등이다.

프리미엄 선물세트는 대형마트에서도 만날 수 있다. 이마트는 20만원 이상 세트 비중을 작년 설 5%에서 올해 8% 수준으로 높였다. 물량은 작년보다 10%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해당 가격대 세트 비중을 10%에서 15%로, 홈플러스는 5%에서 7%로 확대했다. 홈플러스의 프리미엄 상품 수는 13개에서 18개로 늘었다.

명절 상차림이 간소화하는 추세에 질 좋은 선물을 찾는 소비자를 위한 것이다. 특히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령 개정으로 농·축·수산물 선물가액 한도가 기존 최대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되면서 프리미엄 세트 수요가 늘었다.

실제 지난주 종료된 대형마트의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에서 프리미엄 세트 매출은 작년보다 최대 30% 넘게 증가하며 조용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은 설 연휴 직전까지 이어지는 본판매에서도 이런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차림이 줄고 해외여행이 많아졌다고 하지만, 선물세트를 찾는 수요는 올해도 많이 이어질 것”이라며 “가성비를 앞세운 백화점과 프리미엄을 공략하는 대형마트의 보이지 않는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andy@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