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텔란티스코리아, 신임 사장에 방실 전 르노코리아 상무 선임
GM, 한국사업장 CSO·CMO에 여성 임원 선임
현대차 지난해 여성 임원 선임이어 창립 이후 첫 여성 생산직 배출
방실 신임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스텔란티스코리아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남성 근로자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 완성차 업계의 금녀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는 물론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코리아 등 한국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는 수입차 업체들이 잇달아 여성 인재 영입에 나서며 새 전략 수립을 위한 분주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3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스텔란티스코리아는 2월 1일부로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방실 전 르노코리아 상무를 선임했다. 방 신임 사장은 공식 지사 설립 이후 부임한 첫 여성 지사장이다.
스탈란티스코리아는 방 신임 사장 선임 배경과 관련해 “한국은 스텔란티스 그룹 내 ‘제3의 성장동력’으로 대변되는 인도-아시아 태평양(IAP) 지역에서도 핵심 시장”이라며 “이번 인사는 본사가 추진하는 전동화 전략 ‘데어 포워드 2030’에 발맞춰 브랜드의 현지화 전략을 더욱 가속,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방 신임 사장은 한국 자동차 업계 ‘1세대 여성 리더’로 20년 이상 홍보와 마케팅, 세일즈, 애프터세일즈, 네트워크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특히, 수입사와 국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까지 두루 재직했다.
GM도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수립과 마케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여성 임원을 각각 한국사업장 최고 전략 책임자(CSO)와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로 임명하는 내용의 인사를 단행했다.
정정윤 제널러모터스 한국사업장 최고 전략 책임자(왼쪽)와 윤명옥 최고 마케팅 책임자. [제너럴모터스 제공] |
먼저 정정윤 현 최고 마케팅 책임자는 2월 1일부로 신설되는 CSO로 임명, 향후 회사의 커머셜 및 내수 시장 운영의 중장기적인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전략 개발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정 신임 CSO는 지난 2003년 GM 입사 이후 캐딜락과 쉐보레 등 브랜드 마케팅 분야에서 여러 직무를 수행, 2021년 쉐보레 국내영업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한국사업장 CMO로 임명돼 산하 쉐보레, 캐딜락, GMC 브랜드를 총괄했다.
업계에 따르면 정 신임 CSO는 지난주 미국 출장을 떠나 디트로이트 GM본사를 방문, 최고경영진과 한국 시장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전략 방향 등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윤명옥 현 커뮤니케이션 부문 전무는 CMO로 임명, 기존 GM 한국사업장 커뮤니케이션 총괄에 더해 내수 판매와 캐딜락, 쉐보레, GMC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 개발 및 실행을 주도한다.
윤 총괄 및 CMO는 지난 2019년 GM에 입사, 해외사업부문 기업 및 리더십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 데 이어 2020년부터 한국사업장의 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해 왔다.
GM은 인사 배경과 관련해 “내수 시장에 대한 보다 중장기적인 전략 수립, 그리고 지속적인 멀티 브랜드 전략과 고객 경험 중시 마케팅 강화를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인재 육성 노력도 진행형이다. GM은 지난해 10월 여성 엔지니어들의 역량 개발을 지원하는 글로벌 여성 사회단체 SWE(Society of Women Engineers) 코리아가 개최한 ‘2023 SWE 코리아 컨퍼런스’에 참가한 바 있다. GM 한국사업장은 지난 2020년 국내 자동차업계 최초로 SWE에 가입한 이후 GM 엔지니어들의 연구개발 역량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 기술직 채용에 합격한 합격자들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 [현대차 제공] |
국내 완성차업계도 여성 인재 영입을 위해 잰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회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기술직(생산직)에 여성 합격자(6명)를 배출했다.
이어 같은 해 단행한 하반기 인사에서 ▷차량제어소프트웨어(SW)품질실장 ▷현대디자인이노베이션실장 ▷연구개발인사실장 ▷역량혁신센터장 ▷글로벌PR팀장에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여성 임원5명을 신규 선임했다. 현대차의 국내 여성 임원 비율은 2020년 5.28%, 2021년 5.62%, 2022년 6.3%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그간 남성 근로자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 대표적인 제조산업 분야였다”며 “그러나 산업 환경이 급변하고, 일하는 문화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성별과 관계없이 대외 환경에 빠르고 유연하게 적응하고 소통하는 리더십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likehyo8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