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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분담금 연체 印尼 기술자, 자료 담긴 USB 유출하다 적발
뉴스종합| 2024-02-02 12:08
한국형전투기 KF-21(인도네시아명 IF-X) 보라매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파견돼 근무중인 기술자 1명이 KF-21 관련 내부자료를 유출하려다 적발됐다. KF-21 출고식 때 공개된 시제 1호기 앞부분에 태극기와 함께 인도네시아 국기가 그려져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국형전투기 KF-21(인도네시아명 IF-X) 보라매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파견돼 근무중인 기술자 1명이 KF-21 관련 내부자료를 유출하려다 적발됐다.

2일 방위사업청과 KAI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기술자 1명은 지난달 17일 KAI 정문 출입 과정에서 KF-21 관련 자료가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유출하려다 적발됐다.

KAI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기술자 1명이 회사 출입 과정에서 검색대에서 적발됐다”며 “국가정보원과 방위사업청, 방첩사령부에 즉시 통보했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도네시아 측 인원에 의한 KF-21 기술 유출 관련 정황에 대해서는 현재 국정원을 포함해 관계기관이 합동 조사 중”이라며 “조사 결과가 나와야 세부 내용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비롯한 항전장비와 시험비행기술 등이 망라됐다는 얘기가 있는데 전혀 확인되지 않는 부분”이라며 “추측은 자제해 달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기술자가 지니고 있던 USB에는 상당한 분량의 자료가 담겨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정원과 방사청, 방첩사 등은 KAI 내부에 조력자가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KF-21을 비롯해 KAI가 미국으로부터 이전 받은 기술 가운데 미 정부의 수출승인(E/L)을 받지 못한 기술도 있어 미 측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현재까진 적발된 USB에는 KF-21을 비롯해 KAI의 민감한 기술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KAI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된 지 2주 정도 됐는데 현재까지는 군사기밀이나 방위산업기술보호법에 저촉되는 사항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해당 USB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USB로 KAI 내부망에 연결 자체가 안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KAI 내부 건물은 보안등급에 따라 출입구역이 분리돼 있고, 인도네시아 기술진의 출입도 허가된 구역 외에는 제한적이다.

다만 인도네시아가 가뜩이나 KF-21 분담금 납부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기술진의 자료 유출 적발이라는 불미스러운 일까지 벌어지면서 공동개발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인도네시아는 2016년 1월 KF-21 개발비의 20%인 약 1조7000억원(이후 1조6000억원으로 감액)을 2026년 6월까지 분담하는 대신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자료를 이전받고 전투기 48대를 현지 생산하기로 했다.

지난해 5월에는 인도네시아 조종사가 복좌기인 KF-21 시제 4호기 후방석에 탑승해 첫 시험비행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분담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으면서 현재 약 1조원을 연체중이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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