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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귀환”…편의기능 ‘역대최고’, 승차감 ‘묵직’ [시승기-더 뉴 E-클래스]
뉴스종합| 2024-02-04 08:01
더 뉴 E 클래스 좌측면 모습. [김성우 기자]

[헤럴드경제(파주)=김성우 기자] ‘강남소나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가 11세대 모델로 새롭게 돌아왔다. 지난 8년간 국내 시장에 선보이며 20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린 10세대 E-클래스의 후속 모델이다. ‘더 뉴 E-클래스’는 이전 세대의 외관적 장점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3 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해 ‘차량 편의성’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1일, 경기도 파주일대에서 진행된 더 뉴 E-클래스 시승행사에서 ‘E 300 4M 익스클루시브’ 모델을 타고 약 1시간 20분간 65㎞를 주행하며 차량의 매력을 살폈다.

더 뉴 E 클래스 실내 모습. [김성우 기자]

실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띠는 것은 MBUX 슈퍼스크린이다. 센터패시아부터 동승석 바로 앞까지 1열 대시보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넓고, 길게 이어진다. 센터패시아와 동승석에 각각 하나씩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디스플레이 두 개를 품고 있는 형태다.

이를 통해 개인화된 첨단사양을 선사한다. 슈퍼스크린으로 유튜브와 같은 영상플랫폼과 멜론·애플뮤직 등 음악스트리밍 서비스, 앵그리버드 등 간단한 게임 애플리케이션도 플레이 가능하다. 특히 센터페시아와 동승석의 디스플레이를 따로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인데, 조수석 디스플레이는 DLC(dual light control) 시스템을 탑재하면서 주행 중 동승석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내용을 운전자가 볼 수 없도록 했다. 안전한 주행을 위한 포석이다.

또 다른 매력포인트는 내비게이션 서비스에 있다. 차량에 탑재된 내비게이션 자체도 티맵(TMAP)에서 교통 정보를 지원받아 정확도가 높은 편이다. 차량 전면에 탑재된 카메라를 활용한 증강현실(AR) 길 안내 기능도 제공한다. 실제 주행 중 사용해 보니 영상화면 위에 파란색 화살표로 직접 길을 안내해 길눈이 어두워도 쉽게 내비게이션을 볼 수 있어 편리했다.

더 뉴 E 클래스 3세데 MBUX의 센터페시아와 동승석 디스플레이. [김성우 기자]
더 뉴 E 클래스 AR 길안내 기능. [김성우 기자]

내비게이션 선택지 측면에서도 준수하다. 차량에 탑재된 헤드업디스플레이(HUD)는 센터패시아를 확인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상세한 길안내를 제공하고, 올해 하반기에는 차량에 11세대 E-클래스에 ‘티맵 오토’맵이 탑재된다. 안드로이드 오토 ‘무선연결’ 기능도 지원한다. 이제 더는 ‘수입차는 내비게이션이 불편하다’는 색안경을 벗어도 될 것 같다.

그외 편의 기능들도 발군이다. 차량은 따뜻한 워셔액을 보충할 수 있고, 운전석 시트는 굴곡을 줘서 앉았을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100% 디지털’로 구현된 계기반은 속도와 RPM 외에도 설정에 따라 근처 지도와 G-Force 정보 등 다양한 기능을 표시한다.

대시보드 상단에 탑재된 셀프 카메라 및 비디오카메라는 차량이 정지한 상태일 때, 운전자는 온라인 화상 회의에 참여하거나, 사진·비디오를 촬영을 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부메스터4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6과 사운드 시각화 기능이 포함된 새로운 액티브 앰비언트 라이트7가 기본으로 탑재돼 탑승객에게 더욱 몰입감 있는 음향경험도 제공한다.

더 뉴 E 클래스 전면. [김성우 기자]

운전 성능은 ‘역시 E-클래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발군이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묵직하고 안정적인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단단한 서스펜션에서 오는 편안한 승차감에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실제 시승구간에 포함됐던 자유로 부근 아스팔트 도로나 비포장 길에서도 묵직하면서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체험할 수 있었다.

비결은 더 뉴 E-클래스 전 라인업에 포함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차량에 탑재된 4기통 가솔린 엔진(M254)이 최대 출력 258마력과, 최대 토크 40.8㎏·f·m의 성능을 제안하고, 동시에 48V 온보드 전기 시스템이 부드러운 주행감과 연비를 더한다. 이날 주행 구간에서 이날 시속 120㎞까지 속도를 올리는 데도 전혀 답답함이 없었다. 전체 시승 연비는 일반모드인 ‘컴포트 모드’에서 10.3㎞/ℓ를 기록했다. 시승구간에 약 20분간 정체구간이 포함됐음에도 무난한 수치를 보였다.

더 뉴 E 클래스 우측면. [김성우 기자]
더 뉴 E 클래스 후면. [김성우 기자]

차량의 주행보조시스템과 음성인식기능은 살짝 아쉽게 느껴졌다. 우선 주행보조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는 앞차와의 간격 유지, 정체구간에서의 주변 장애물 확인에는 탁월했지만, 차로유지 기능은 부족했다. 고속 상황에서 차선을 이탈해도 이를 잘 감지하지 못했다. 음성인식 기능은 ‘온도조절’과 ‘음악재생’, ‘열선 작동’ 등 기본적인 기능에는 활용이 가능했지만, ‘특정 노래를 틀어달라’는 등 세세한 지시사항은 아직 수행하지 못했다.

디자인은 기존 10세대 E-클래스 모델과 닮았다. 굳이 다른 점을 뽑자면 차량 전면부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후면부의 테일램프, 20㎜ 늘어난 휠베이스가 눈에 띈다. 더불어 운전석 헤드룸은 5㎜, 뒷좌석 레그룸은 최대 17㎜ 늘리며 실내공간을 더욱 넓혔다고 한다. 센터패시아가 확 바뀐 실내는 10세대 모델과 큰 차이를 보이면서도, 내장재는 고급스러운 것이 특징이다.

더 뉴 E-클래스 가격은 이날 탑승한 익스클루시브 모델 기준 8990만원부터 시작한다. 기존 모델보다 2000만원 가까이 판매가가 비싸졌지만, MBUX 탑재로 훌륭해진 편의 기능을 고려했을 때 납득할만한 수준이다. 안정적인 승차감을 선호하고, 장거리 운행이 많은 30~40대 운전자에게 더 뉴 E-클래스는 매력적인 차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추가적인 E-클래스 라인업을 추가로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더 뉴 E-클래스의 출시로 올해 벤츠와 BMW 간의 수입차 시장 1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MW는 2023년 국내 시장에서 총 7만7395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왕좌에 올랐다. 벤츠는 7만6697대를 판매하며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모델별 판매량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것은 앞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7년간 선두를 달려왔던 E-클래스다. 과연, 이번 새 모델도 그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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