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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는 ‘초유의 결별’…부러움 샀던 ‘유명 부부’ 결국 파국
뉴스종합| 2024-02-03 15:41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사진, 스마일게이트]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5조원을 달라?”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게임업계 거부 스마일게이트 창업자인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의 이혼 소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결혼 생활 20년을 같이 한 아내 이 씨가 권 씨를 상대로 재산 분할 이혼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재산 10조원대(추정)로 국내 4위 재력가인 그의 이혼이 성립된다면 역대 최대 규모의 재산 분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에서는 권 씨 부부의 이혼 소송이 재벌가 이혼 사례와는 다른 “전례없는 일”이라며 입을 모은다. 권 씨의 아내 이 씨가 스마일게이트의 창업에 역할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마일게이트 사옥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부장 원정숙)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감정인 2~3명에게서 감정산출방법과 예상감정료를 제출받았고, 이를 지난달 30일 권혁빈 창업자 부부 양측에 전달했다. 권 창업자 부부가 이를 검토한 뒤 반대하지 않는다면 이들 감정인이 재산에 관한 감정을 시작하게 된다.

재산 감정이란 이혼 당사자가 보유한 현금, 주식, 부동산 등 자산이 얼마나 되는지 전문 감정인이 확인하는 절차다. 스마일게이트그룹 기업가치는 10조원 안팎으로 평가된다. 권 씨는 현재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부인 이씨는 이혼소송을 제기하며 권 창업자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절반을 요구했다. 5조원 가량이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는 2002년 5월 결혼한 직후인 6월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했다. 지분은 권 씨가 70%, 이 씨가 30%씩 나눠 가졌다. 이 씨는 창업 초기 대표이사도 맡았다.

이 씨는 20년간 결혼 생활을 하며 자녀를 양육했고, 창업 초기 스마일게이트 대표이사를 지내기도 했다며 권 씨 보유 지분 중 절반 상당의 재산분할을 주장했다. 스마일게이트가 창업했을 때부터 기업의 성장과 가치 형성에 공동 기여했다는 취지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사진, 연합]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는 은둔형 경영자로 특히 사생활과 관련해선 지금껏 드러난 게 거의 없었다. 1974년생인 그는 1999년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부인과는 지난 2001년 결혼했다. 2002년 스마일게이트를 창업, 게임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대박을 터트리며 엄청난 부호의 자리에 올랐다.

권 씨 아내 이 씨는 창업 과정에서 2대 주주였고 2002년 7월엔 스마일게이트의 대표이사로 등재된 바 있으며, 그 후에도 2005년 12월까지 스마일게이트의 등기이사로 등록돼 있었다.

아내 이씨는 이후 지분을 2010년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에 매각했으며 이 지분을 권씨가 다시 사들여 권 창업자의 1인 지배 체제가 강화됐다.

이 씨 측 요구대로 절반의 재산 분할이 성립될지 여부를 두고선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부부가 결혼 후에 공동으로 창업한 회사를 분할하는 자수성가형 재벌의 첫 이혼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부인 이씨가 회사 성장에 얼마나 기여했는지가 재산 분할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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