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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웃지 않아도 괜찮아”…갓생 무무씨, 사실은 ‘겉바속촉’ [어디서 왔니?]
뉴스종합| 2024-02-24 09:01
무무씨가 노래를 불러준다. 가사에 집중해 보라. [GS리테일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월화수목금토일 싫어 싫어~ 금토일금토일 금토일로 해!”

무무씨의 이 외침에 공감하지 않는 분이라면 앞으로의 이 얘기가 와닿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티베트 모래여우 무무씨는 갓생(‘God’과 ‘生’을 합친, 부지런하고 치열하게 사는 삶을 뜻하는 신조어) 사는 수많은 MZ세대의 고된 직장 생활을 대변해 주는 친구거든요. 무무씨에겐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길래 인기가 좀처럼 식지를 않는 걸까요.

무무씨는 2022년 5월 편의점 GS25를 통해 세상에 나왔죠. 무무씨는 갓생을 열심히 사는 한국 직장인 김네넵(회사의 지시에 ‘네넵’이라고 대답하는 모든 K-직장인을 대변하는 가상인물)씨의 반려여우로도 알려져 있어요. 티베트에서 한국으로 어떻게 오게 된 건지는 미스터리입니다. 소문으로는, 사막의 삭막함을 피해 왔다고 합니다. 모르긴 몰라도 2019년에 남극에서 한국으로 헤엄쳐 간 펭귄 펭수의 성공 스토리가 티베트까지 전해진 걸로 추정됩니다.

내 눈을 보세요. 이게 저의 치명적 매력이거든요~ [GS리테일 제공]
저 인기 많아요. 저 보러 일주일 동안 3만5000명 왔거든요. [GS리테일 제공]

무무씨의 가장 큰 특징은 변치 않은 ‘심드렁한 표정’입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약간 의욕은 없어 보이지만, 꾸밈도 가식도 없는 그대로의 모습이라고 하네요. 이 표정이 왜 공감을 얻었는지를 물어보니, 무무씨를 잘 아는 한 분은 이렇게 말합니다. “평일 사무실에 일하는 당신이라면 모니터 앞에 작은 거울을 설치해 보세요. 무무씨와 당신의 표정과 닮아있을 수 있거든요.”

무무씨의 성격은 어떨까요? 우선 보이는 것과는 좀 다릅니다. 좀 차가워 보이긴 해도 MBTI유형 ‘T(사고형으로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알려짐)’는 아니고요. 속은 그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순둥이라고 합니다. 무념무상처럼 보이나 꽤 유연하고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같은 소보로빵 마음씨를 가졌죠. MBTI 유형 ISFP 성향이기 때문에 좀 현실적이긴 해도 나름 상상력로 풍부해요. 무무씨가 자기 이름 달린 각종 이벤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죠.

특기는 소소하게 주위 사람들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것입니다. 무무씨는 무조건적인 긍정이나 밝은 건 경계합니다. 대신 무심하지만 따뜻하게 ‘다행’인 마음을 들게 해 주는 게 매력이래요. 무무씨는 갓생을 열심히 사는 한국 직장인 수많은 ‘네넵씨’들에게 누가 뭐라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작은 것 하나하나에도 인생의 즐거움과 의미를 발견해 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포옹도, 응원도 대놓고 하지 않아요. 대신 적당한 온도의 소신 있는 발언을 하죠.

무무씨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2만명이 넘는다. 세상에, 엔간한 기자들보다 더 팔로어가 많은 성공한 인풀러어서였다. [무무씨 인스타그램 갈무리]
“집에 보내주세요. 집에 가고 싶어요. 그게 바로 나의 마음.” [GS리테일 제공]

무무씨는 바쁩니다. 2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가진 인플러언서이기도 해요. 지난달 3일부터 약 2주 동안 서울 성수동 도어투성수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했을 때는 3만5000명이나 무무씨를 보러 왔대요. 심지어 경상도에서 무무씨를 보러 올라 온 사람이 있을 정도였나봐요.

무무씨를 영입한 GS25도 그 덕에 미소를 지었습니다. 쿠션부터 가방, 심지어 갓생 이력서 세트까지, 무무씨 팬들을 위해 만든 굿즈가 100만개 넘개 팔렸기 때문이래요. 액수로는 16억원치라고 하니, 사내 별명이 ‘영업부 상무’라고 합니다. 지난해 8월 한정판 무무씨 이모티콘 다운로드 이벤트를 한 적이 있는데, 세상에 무려 15분 만에 다 팔렸대요.

GS25에서 무무씨를 키워주는 두 분의 어머니 얘기도 빠질 수 없겠습니다. 낳아주신 어머니는 디자인팀 서예원 매니저, 길러주신 어머니는 이은진 마케팅팀 매니저입니다. 덕분에 고향 친구들보다 사랑은 2배를 받고 컸답니다.

두 어머니가 무무씨를 키워야겠다고 결심케 한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양육이 쉽지는 않습니다. 누구를 키우긴 키워야 하는데 누굴 키워야할지 몰라서 힘든 순간도 있었나봐요. 그때 눈에 들어온 게 ‘산은 산이오, 물은 물이로다’라고 중얼거리는 무무씨네 동네분 사진이었다고 해요. 무슨 말을 어떤 상황에 붙여도 공감이 될 만한 그 표정을 보고 무무씨를 키워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답니다.

이분들 고민은 무무씨가 가진 표정이 너무 강렬하다는 점인데요. 어머니들은 제게 “99% 같은 표정인 무무씨의 표정을 존중한다”면서 “그렇만 다양한 액션 스타일에 대한 고민, 심드렁하지만 매력적으로 우리 무무씨가 사랑받아야 하니까 그걸 고민하는 게 우리의 숙제”라고 말해주어요.

잠은 낮잠이 베스트. [GS리테일 제공]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무무씨가 ‘사랑받을 때’라는 어머니들. 무무씨 사원증이 살짝 삐져나온 가방, 60대 아주머님께서 들고 계신 무무씨 쇼핑백 등을 발견했을 때 말로는 부족한 뿌듯함을 느끼셨다고 하셨어요.

이 두 분은 어머니들만 알고 있는 무무씨의 올해 계획을 알려주셨어요. 바로 무무씨의 친구가 생길 거라는 사실입니다. 5월이 되면 한국에 산 지 2년이 되는 무무씨는, 한국살이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체감하고 있대요. 집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함께 해 나갈 친구들을 찾아나설 거래요. 보아하니 무무씨가, 한국에 좀 살더니 옆 동네 ‘카카오프렌즈’랑 ‘뽀로로와 친구들’ 얘기를 들었나 봐요. 몇 명이나 찾을지는 모른다고 합니다. 왜냐고요? 무무씨는 계획보단 그때 봐서 판단하는 MBTI의 P 성향이거든요~

저 좀 유명해요. 이거 16억원치 팔아서 회사에서 칭찬받았어요. [GS리테일 제공]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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