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글로벌 빅테크 메타(Meta)를 만나 XR(확장현실) 사업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조주완(왼쪽부터) LG전자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권봉석 (주)LG COO(최고운영책임자)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회동한 조주완 LG전자 CEO가 내년이면 메타와 협력한 XR(확장현실) 기기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주완 CEO는 28일 저커버그 CEO와 오찬을 마친 후 오후 2시 15분께 LG트윈타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메타와 협력하는 XR 기기 상용화 시점은 2025년은 돼야 할 것”이라며 “지금 XR 기기 콘셉트는 거의 다 잡았고, 구체화하고 있는데 시장의 요구사항들이 있어 이를 반영하면 조금 늦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LG전자와 메타는 ‘3대 3’ 오찬 미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측에서는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부회장), 조주완 CEO,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이 참석했다. 식사 메뉴는 한식이었다.
조 CEO는 “마크가 미국 서부에서 한국 식당을 자주 가기 때문에 한국 입맛에 적응이 잘 돼 있다”며 “오늘도 비빔밥, 국수 등을 시켰는데 아주 맛있게 먹었다”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8일 조주완 LG전자 CEO 등을 만나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
메타 측은 LG전자의 웹(web)OS 등 콘텐츠 및 플랫폼에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찬에 동행한 박형세 사장은 “VR기기에 어떻게 미디어 콘텐츠를 넣어서 구현할지 이런 얘기를 나눴다”며 “(그 방식이) 웹OS가 될지, 다른 방법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양사가 콘텐츠 파트너십이 있으니 잘 해보자는 협업 관계에 대해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특히, 메타는 LG전자가 글로벌 시장에 보유한 2억대 이상의 TV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박 사장은 “전세계에 있는 LG전자 TV가 2억 대 이상으로, 모수가 그렇게 크다는 것과 LG전자가 3500개 이상의 콘텐츠 업체와 같이 일하고 있다는 거에 대해서 (저커버그가) 새삼 놀라더라”며 “LG전자와 미디어 콘텐츠 쪽에서 파트너십을 맺고 협업하는 것에 대해 아주 긍정적으로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조주완 CEO는 향후 메타와의 협업 분야가 더욱 넓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 CEO인 조주완 대표이사 사장이 28일 오후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오찬을 겸한 회동을 한 뒤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
그는 “메타가 가지고 있는 ‘라마’라는 초거대 언어 모델을 전세계에 깔려있는 5억 대 이상(IoT 기기 포함)의 LG전자 디바이스들에 빠르게 엑세스(접근) 시키는 경우, 고객경험을 혁신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측면에서 보면 우리의 협력의 범위는 굉장히 넓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커버그와의 향후 또 만나기로 했냐는 질문에는 “자주 만날 것 같다”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날 LG전자는 XR 신사업 가속화를 위해 메타와의 전략적 협업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다. 양사의 차세대 XR 기기 개발과 관련된 사업 전략부터, 구체적 사안에 이르기까지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조 CEO는 메타의 MR(혼합현실) 헤드셋 ‘퀘스트3’와 스마트글라스 ‘레이밴 메타’를 직접 착용해 보는가 하면, 메타가 선보인 다양한 선행기술 시연을 관심 있게 살폈다. 특히 조 CEO는 메타의 LLM(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AI에도 큰 관심을 보이며 온디바이스(On-Device) AI 관점에서 양사 시너지 창출 가능성을 논의했다.
LG전자는 XR 사업 추진에 있어 하드웨어 제품 뿐 아니라 플랫폼과 콘텐츠 역량까지 균형 있게 갖춰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타와의 협업도 같은 맥락이다. TV 사업을 통해 축적하고 있는 콘텐츠/서비스, 플랫폼 역량에 메타의 플랫폼/생태계가 결합되면 XR 신사업의 차별화된 통합 생태계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차세대 XR 기기 개발에도 메타의 다양한 핵심 요소기술과 LG전자의 하드웨어 역량을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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