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보 4개사 기준 지급액 합산
5개월만에 9000만원→34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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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 서울 강서구 소재 A 한방병원은 가정의학과 의사를 채용해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와 한방치료를 사후관리 패키지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백내장 수술 전문 병원인 부산·경남 소재의 안과 2곳은 대법원 판결 이후 고액의 다초점렌즈 비용을 실손보험으로 보전받기 어려워지자 정형외과 의사를 고용해 골수 줄기세포 무릎주사 치료를 시작했다.
지난해 7월 신의료기술로 인정된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와 관련된 시술 건수와 보험금 지급액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정형외과가 아닌 일부 한방병원과 안과에서도 주사치료가 시행되는 등 전문성 없이 행해지고 있는 것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사 4곳에서 취합한 줄기세포 무릎 주사 관련 실손보험 청구 건수는 지난해 7월 32건에서 같은해 12월 856건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보험금 지급액은 9000만원에서 34억원으로 늘었다. 골수줄기세포 주사 치료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 대상 무릎 통증 완화 및 기능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보험권 일각에선 연 800억원이 넘는 보험금이 줄기세포 무릎 주사에 쓰일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이는 2022년 기준 10대 비급여 항목인 하지정맥류(1075억원·8위), 하이푸시술 등 생식기질환(741억원·9위)과 비슷한 누수 수준이다.
보험권은 해당 시술이 무릎 관절에 대한 전문성을 갖춰야 하지만, 전문성 없이 행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손보사의 줄기세포 무릎주사 관련 실손 청구 건수가 가장 많은 상위 5개 병원 중 3개가 한방병원이었다. 아울러 일부 안과에서도 정형외과 의사를 고용해 해당 치료를 진행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한방병원이나 안과에서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라며 “불필요한 입원 유도로 인한 비급여 의료비 과다는 선량한 대다수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비급여 과잉진료 등에 따른 보험금 누수로 3·4세대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3세대 손해율은 150%선을 넘어섰고, 2년 전 출시된 4세대마저 100%를 넘겨 적자 상황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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