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한국 ‘잘파문화’ 스페인에 전해지다..한류 지속가능성[함영훈의 멋·맛·쉼]
라이프| 2024-03-07 08:02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전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은 스마트폰 등 어릴 적 부터 기술적 진보 속에서, 그 환경에 걸맞는 디지털 문화에 가장 잘 적응된 10~20대들이다.

▶잘파= 이들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태생)와 알파세대(2010년 전후 태생)를 아우르는 말 ‘잘파(zalpha=Z+alpha)’세대라 불린다.

한국의 잘파문화는 웹툰, 미디어아트, 폴리팝 매직아트 등을 들 수 있다. 유럽내에서 K-컬쳐를 중심으로 한 한류의 확산이 비교적 빠른 스페인에 한국의 잘파문화 까지 전해졌다.

스페인에서 열린 살롱 데 코믹. 웹툰 등 ‘잘파 한류’에 대한 토크콘서트.

스페인 내 한류 확산 주도층이 잘파세대임을 간파한 주스페인한국문화원이 발빠르게 움직였다. 웹툰, 미디어 공연 등 스페인 현지 미래세대를 겨냥한 다채로운 K-콘텐츠 문화행사를 개최함으로써, 한류의 매력을 키우고, 한류의 향유층을 미래로 확장해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함이다.

문화원은 최근 웹툰, 미디어 공연 등 디지털 기술력이 중심이 된 문화콘텐츠 행사를 나흘간에 걸쳐 마드리드와 발렌시아에서 열었다.

이번 행사를 장식한 매직미디어쇼 ‘폴리팝’과 한국 대표 K-웹툰 ‘극락왕생’은 각각 브러쉬씨어터유한책임회사와 고사리박사 작가의 작품으로, 브러쉬씨어터(유)와 고사리박사 작가 모두 2019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하며 현대적인 한국 문화 콘텐츠 홍보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의 폴리팝을 기반으로 한국-스페인 협업으로 무대에 올린 스페인 폴리팝에 열광하는 현지 관객들

▶웹툰= 지난 1월 19일 스페인 첫 웹툰 전시 ‘현실과 환상의 문’을 개막해 ‘스위트홈’과 ‘극락왕생’을 소개한데 이어, 지난 2월 28일 K-웹툰과 현지 미래세대간 접점 강화를 위해 스페인 디자인 기술 학교(UDIT)와 협업으로 ‘K-웹툰 원데이 클래스’ 및 ‘K-웹툰 작가와의 만남’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특히, 스페인 일러스트학과 학생들과 웹툰 작가 지망생들의 뜨거운 환호와 함께 막을 연 ‘K-웹툰 원데이 클래스’는 종(縱)방향 만화 연출 등 다양한 웹툰 관련 기법 소개는 물론, 작가와의 활발한 상호작용 아래 학생들이 직접 콘티 구성부터 컷 배치 등을 체험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지난달 29일 주스페인한국문화원에서 진행된 ‘웹툰 시선 교류: 판타지 웹툰, 한국과 스페인을 잇다’에 참가한 고사리박사 작가는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선정작 ‘후키(Hooky)’를 집필한 미리암 보나스트레(Míriam Bonastre) 작가와 웹툰 플랫폼별 특성, 작품 공정 과정 등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며, 한국 만화의 독창성 및 차별성을 알렸다.

이번 스페인 K-웹툰 홍보는 수도 마드리드 뿐만 아니라 스페인 3대 도시인 발렌시아까지 이어졌다. ‘작가 고사리박사와의 만남’이 진행된 발렌시아 살롱데코믹(Salón del Cómic)은 매년 2만 5천명 이상이 찾는 스페인 최대 만화 박람회 중 하나로, 한국 웹툰 작가가 동 행사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스페인 청소년-대학생들의 한국형 웹툰 열공 현장

이번 행사의 사회를 맡은 다니엘 토마스 살롱데코믹 콘텐츠 디렉터는 “웹툰은 디지털 및 미디어에 민감한 세대에게 최적화된 콘텐츠”라며, “스페인의 기존 만화 소비층에게 웹툰 종주국 한국의 작품과 작가를 소개하게 되어 굉장히 기쁘다”고 말했다.

▶폴리팝=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가족 연극도 현지 시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참신한 기술력으로 제작한 문화콘텐츠로 세계 곳곳에서 찬사를 받은 브러쉬씨어터는 스페인 마드리드 아동들의 마음에 상상으로 가득 찬 경험을 선사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주 국제아동극 축제 ‘테아트랄리아’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된 매직미디어 연극 ‘폴리팝(POLI POP)’ 은 지난 1~2일 전석 만석을 이루며 총 700여 명의 마드리드 시민들의 갈채를 받았다.

마드리드 무대에 올려진 한국 폴리팝

주스페인한국문화원과 마드리드 주정부 문화위원회가 공동 주최·주관한 이번 공연은 폴리팝 작품의 유럽 초연으로, 미디어 파사드와 라이브 음악,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연극이다.

스페인어로 현지 관객과 만난 이번 공연을 본 아이들은 극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문화원은 전했다.

테아트랄리아 축제 예술감독 롤라 라라(Lola Lara)는 “올해로 28회를 맞이하는 축제 내 한국 가족공연의 입지가 더욱 커지는 것을 실감한다. 눈을 사로잡는 기술력으로 가족 관객의 오감을 사로잡은 공연이었다”라고 평가하며 한국의 우수한 문화콘텐츠에 대한 감탄을 표했다.

스페인 공영방송 ‘RTVE’는 2일자 라디오 방송을 통해 “기술력과 상상력으로 아동관객에게 교육적인 가치를 참신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주스페인한국문화원 신재광 원장은 “이번 행사의 목적은 미래의 주요 문화콘텐츠 소비 집단으로 주목받는 잘파세대를 겨냥, 첨단 기술과 창의력이 집약된 K-문화콘텐츠를 소개하기 위함”이라며, “미래적인 관점에서 스페인 내 한국의 문화강국 이미지를 강화하고, 새로운 K-콘텐츠 소비자를 발굴하기 위해 앞으로도 우수한 K-콘텐츠를 소개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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