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가자협살 중재국, 라마단 시작 이틀 휴전 추진"
뉴스종합| 2024-03-10 10:34

[헤럴드경제]10일(현지시간) 전후로 시작되는 이슬람 금식성월(라마단)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가자지구 휴전협상에서 일단 이틀이라도 전투를 중단하는 방안이 테이블에 올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협상이 교착되면서 아랍 중재국은 10일 회동에서 라마단 시작에 맞춰 이틀간 전투를 중단하는 방안을 밀어붙일 계획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 보도했다.

이는 기존 안에 비해 휴전 기간을 크게 줄인 것이다. 중재국들은 최소 6주간의 휴전과 그 대가로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1대 4의 비율로 맞교환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중재국들은 이슬람 최대 명절인 라마단 기간에 또다시 갈등이 폭발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예루살렘에 있는 알아크사 사원은 이슬람과 유대교 모두 성지로 여기는 곳으로, 매년 라마단 시작일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이 커지면서 무력 충돌이 벌어지곤 했다.

라마단 시작을 앞둔 시점에 중재국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인질 교환과 임시 휴전을 타결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미 악시오스가 미국과 이스라엘 관료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스라엘은 협상 불발의 책임을 하마스에 돌리면서도 미국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데이비드 바르니아 국장은 전날 요르단에서 미 중앙정보국(CIA) 윌리엄 번스 국장과 만나 인질 석방을 위한 휴전 협상을 논의했다고 이스라엘 총리실이 밝혔다.

모사드는 "입장차를 줄이고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중재국들과의 접촉과 협력이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하마스가 (협상에서) 여전히 확고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라마단 기간 가자지구에서 폭력사태를 증폭시키려 한다고 몰아세웠다.

번스 국장과 바르니아 국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6∼7일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해 논의한 내용을 공유했다고 악시오스가 전했다.

이에 맞서 하마스도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하마스 대변인 아부 우다이바는 이날 성명에서 '알아크사의 홍수' 확대를 촉구했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 작전명과 같다.

그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라마단 기간 '팔레스타인 안팎의 모든 전선에서의 대결과 시위', '알아크사 모스크를 향한 집결'을 촉구했다.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도 이날 라마단 기념 성명에서 팔레스타인은 자유와 독립을 다시 얻을 때까지 이스라엘과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카이로 협상장에서 철수한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휴전 조건을 거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집트 관리들은 하마스가 추가 논의를 위해 10일 카이로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날 한 소식통은 하마스 대표단이 카이로를 다시 찾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하마스는 가자 전쟁의 영구적인 종식을 조건으로 고수하고 있다. 하마스 고위 관계자 후삼 바드란은 이날 WSJ에 영구적인 휴전, 가자지구 구호품 허용, 이스라엘군의 철수 등의 기존 조건을 나열했다.

그는 하마스는 계속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서안지구와 예루살렘에서 불안이 고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실적으로 라마단 시작 전 휴전이 성사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미 관계자는 바이든 정부가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며 협상 기한을 정해놓지는 않았다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최상현 기자/bonsang@heraldcorp.com

9일(현지시간) 이집트 옛 이슬람 카이로의 엘 모에즈 거리에서 이슬람 성월 라마단을 앞두고 한 구리 이슬람 피규어 상인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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