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F-15 전투기 등 24조원 규모 무기 지원
11월 대선 앞두고 유대인 표심 의식 분석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팔레스타인 민간인 살상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무기 지원을 승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가자지구 휴전 촉구 결의안에 기권표를 행사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결의안이 처음으로 채택된 것을 감안하면 모순된 모습이다.
CNN 방송은 1일(현지시간)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F-15 전투기 50대를 판매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조만간 의회에 관련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판매 규모는 180억달러(약 24조4천억원)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 전쟁 이후 최대 수준이다.
미국 정부는 의회에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정밀 유도 탄약의 신규 판매 역시 통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이 같은 미국의 최첨단 무기 판매 결정은 가자 지구 민간인 살상을 놓고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이 고조하는 가운데 내려졌다”며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에서조차 이스라엘의 민간인 살상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이날 “미 정부가 이스라엘에 무기 지원을 지속해 전쟁과 인도주의적 위기를 부채질하면서 휴전 및 가자지구로의 식량 조달을 촉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가디언은 미 정부의 이같은 이중적 행보가 정치적 계산에 따른 유대인 표심 확보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 윤리공공정책센터의 헨리 올슨 선임연구원은 가디언에 “민주당 연합에 있는 미국 유대인 그룹은 여전히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원한다”며 “팬실베니아주와 애리조나주에는 작지만 상당 규모의 유대인 유권자들이 있다”고 했다.
미국 민주당 내 진보 정치그룹 ‘정의 민주당(Justice Democrats)’의 우사마 안드라비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바이든 대통령이 현지 정치권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한 미국 유대인 로비 단체인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와 깊이 연관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최근까지 미국은 이스라엘에 100건이 넘는 무기판매를 이어오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일정 금액을 넘지 않아 의회의 승인도 받지 않고 비공개로 추진됐다.
mokiy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