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지식산업센터 밀집지역.
[영상=이건욱 PD]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한 지식산업센터 안내판. 많은 호실들이 비어져있다. 서영상 기자. |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한때 아파트형 공장이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끌던 지식산업센터가 처참히 무너지고 있다. 부동산 호황기 아파트 대체상품으로 큰 인기를 끌던 것이 높은 금리에 허덕이고,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0일 찾은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한 지식산업센터 밀집지역. 이곳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서쪽으로 2㎞가량 떨어진 곳으로 2~3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 따른 간접 고용 유발 효과가 클 것이라며 우후죽순 들어섰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현 지식산업센터는 임차인을 찾지 못해 공실률이 처참한 수준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경기 침체로 인해 삼성전자에서 슬로우다운 정책을 펼친 결과 그 영향을 많이 받는 고덕 신도시의 지식산업센터의 공실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이미 지어진 다섯 곳의 지식산업센터에 4월 준공을 앞둔 세 곳까지 총 3000여개의 호실 중 입주율이 10%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했다.
공실이 속출하는 상황에 금리까지 높아지자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경매로 넘어가는 물건은 크게 늘고 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 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전국에서 나온 지식산업센터 경매매물은 평균 74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평균 42건 대비 76.1%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낙찰률은 25.9%로 전년 대비 4%포인트 가량 낮아졌습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인 낙찰가율은 전년 75.4%에서 올해 67%로 떨어졌다.
고덕신도시가 포함된 경기도는 더욱 심각한 수준입니다. 지난해 3월까지 45개 나왔던 경기도 지식산업센터 경매매물은 올해 3월이 다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142개가 매물로 나온 상황이다.
부동산 호황기에 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았다는 투자자들은 파산까지 걱정하게 됐다.
한 부동산에서 만난 투자자는 자신과 세 딸이 4억원이 넘는 지식산업센터를 2년전 각자 분양받았다고 소개하면서 “언제까지 기다리라고 하면 참겠는데 기약이 없다고 하니 너무 힘들다”면서 “집안이 풍비박산 날 상황”이라고 울먹였다.
문제는 금리가 낮아지기까지는 당분간 높은 공실률을 해결할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입주업종이라도 대폭 늘려 잠정 임차인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는 제조업, 정보통신산업과 그 밖에 지자체장이 인정하는 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시설만 입주가 가능한데 이 대상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과거 90% 까지 과다하게 대출을 해주며 투기바람이 불던 것이 최근 역풍을 맞고 있다”면서 “당장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입주 업종을 확장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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