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 매출 189억달러
영업손실 전년比 34.6% 증가…매출은 45.5% ↓
20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과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인텔 오코틸로 캠퍼스를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인 인텔이 지난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서 70억달러(약 9조원)가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인텔이 파운드리 부문 실적을 별도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인텔은 이날 투자자 대상 웨비나(웹 세미나)에서 지난해 파운드리 부문 매출은 189억달러(약 25조5717억원), 영업손실은 70억달러(약 9조471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대비 매출(274억9000달러)은 45.4% 감소하고 영업손실(52억달러)은 34.6% 늘어난 수치다.
인텔은 회계 방식을 변경하면서 이날 파운드리 사업 실적을 별도로 공개했다. 중앙처리장치(CPU)를 개발하고 생산해 판매하던 핵심 사업을 파운드리로 전환해서다.
인텔은 올해부터 사업부문을 반도체 설계·개발을 담당하는 ‘인텔 프로덕트(제품) 그룹’과 반도체 생산을 담당하는 ‘인텔 파운드리 그룹’으로 나누기로 했다. 이에 따라 회계도 제품과 파운드리 부문을 나뉘어서 집계하기로 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에게 자체 프로세서 생산을 지속하면서도 다른 업체의 칩을 생산하기 위해 외부 파운드리 사업을 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핵심 제품은 자체 생산하되, 특정 기술이나 제품에 대해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외주를 늘리는 투트랙 생산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인텔이 이번 보고서에서 영업손실이 증가한 것은 최첨단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린 반면 시장 점유율은 줄어든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겔싱어 CEO는 “현재 파운드리 수익 대부분은 자체 생산에서 발생한다. 영업손실이 올해 정점을 찍은 뒤 2027년에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2024년은 영업손실이 최악이겠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파운드리 사업이 상당한 수익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파운드리 업계 점유율은 대만 TSMC에 밀려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겔싱어 CEO는 “인텔이 전체 웨이퍼 수량의 약 30%를 TSMC 등 외부 계약 업체에 아웃소싱했다”며 “이를 2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텔의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전일대비 1.3% 하락 마감했으나, 실적 공개 후 시간외거래에서는 낙폭이 4.3%까지 확대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