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밤 “주요 장비 피해 없어”
애널리스트들, 영향 제한적 진단
TSMC 로고.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3일 지진으로 생산이 중단됐던 시설에서 밤사이 조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대만 동부 해안에서 25년 만에 최대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자 회사 측은 일부 지역에서 직원들을 이동시켰었다.
TSMC는 이날 밤 성명을 통해 지진 발생 10시간 만에 공장 설비의 70% 이상을 복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과 일본 언론이 전했다.
또 남부 타이난의 ‘팹18’ 등 신설 공장의 복구율은 8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공장은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주력 거점으로 알려져 있다.
대피했던 직원들도 복귀해 상황을 파악 중이다.
TSMC는 “모든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Lithography·석판인쇄) 장비들을 포함해 주요 장비에는 피해가 없다”며 일부 시설에서 소수의 장비가 손상됐지만 완전한 복구를 위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만 경제지 공상시보는 일부 공장에서 일부 석영관(石英管)이 파손돼 웨이퍼가 손상됐다며 대피에 따른 조업 시간 단축 등으로 약 6000만달러(약 800억원)의 타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회사 측은 대만 전역의 공장 건설 공사를 중단하고 점검을 마친 후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TSMC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세계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생산능력의 90% 이상이 대만에 집중돼 있다.
대만 2위의 파운드리 업체인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도 신주과학단지와 타이난에 있는 일부 공장의 가동을 멈추고 직원들을 대피시킨 바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TSMC 주식은 장 초반 잠깐 하락한 뒤 오름세로 돌아서 전거래일 대비 1.27% 상승으로 마감했다. UMC도 0.04%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들은 “TSMC의 첨단 노드 프로세스(node processes)에 대한 강한 수요가 지진으로 인한 재정적 영향을 완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지진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일반적인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은행 바클리의 애널리스트들은 생산 중단이 발생한다면 특히 정교한 반도체의 경우 프로세스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클리의 손범기·브라이언 탄 애널리스트는 “일부 첨단 칩을 생산하려면 몇 주 동안 진공 상태에서 연중무휴 24시간 원활한 작동이 필요하다”며 “대만 북부 산업지역의 가동 중단은 생산 중인 일부 첨단 칩이 손상될 수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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