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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천경제청, 영국 킹스 본교 방문 거절 당해… 그럼에도 영국 출장 ‘강행’
뉴스종합| 2024-04-28 18:53
영종국제도시연합 카페방에 올라 온 글 캡쳐한 사진.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최근 영종 주민들의 염원인 영국 최상위급 명문 킹스칼리지스쿨(이하 킹스)의 타 지역 이전이 기정 사실화 됨을 의식이나 한 듯 갑작스럽게 킹스 본교 방문을 시도했지만 이를 거절 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더욱이 인천경제청은 지난 3년 간 영종 국제학교 설립 의사를 밝혀 온 킹스 측이 결국 인천시와 경제청의 외면으로 영종을 포기하고 타 지역과 학교 설립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을 이미 잘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킹스 본교 방문 요청을 수차례 추진해 왔지만 끝내 거절 당하자, 지역 주민들의 비난 여론과 그 책임에 대한 후폭풍이 두려운 나머지 마치 요식행위 처럼 영국 출장을 강행하는 ‘뒷북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같은 사실은 영종국제도시연합 카페방에 올라 온 글과 킹스 국제학교 설립 권한대행 영국 BIEK 한국대표부 측에 확인한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인천경제청장 일행은 28일 투자유치 관련 업무차 영국 등 유럽 국가를 방문하기 위해 출장을 떠났다. 일정 중에는 영국을 방문해 영종에 국제학교 설립 의사를 밝힌 킹스 등 영국 사립학교들을 방문하는 계획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은 이번 해외출장 계획 가운데 킹스 본교 방문 일정이 거절됐는데도 영국 방문을 강행했다.

앞서 인천경제청은 지난 11일 BIEK 한국대표부(이하 BIEK)와의 통화에서 킹스는 이미 타 지자체와 양해각서(MOU)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킹스 본교 방문은 하나마나라고 알렸는데도 지난 12일 킹스 본교에 공문을 보내 오는 5월 2, 3일 중 방문 요청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킹스 본교 측은 지난 20일 인천경제청의 공문 회신을 통해 “지난 3년여 간 영종에 국제학교 설립을 희망해 왔으나 이제는 인천시와 MOU가 아니면 방문할 필요가 없다”며 “논의할게 있으면 BIEK와 협의해 달라”면서 사실상 인천경제청장 일행의 방문을 거절했다.

이어 두 번째로 인천경제청장 명의가 아닌 김중백 정책특보가 지난 23일 개인 이메일을 통해 하루 앞당긴 5월 1일에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보냈다. 이에 BIEK는 인천경제청에 킹스 본교의 명확한 방문 거절 입장을 재차 전달했다.

그럼에도 인천경제청은 지난 26일 세번째로 김 특보가 개인 이메일을 통해 다시 날짜를 변경해 오는 29일에 방문하고 싶다고 했지만, 27일 킹스 본교에서 재차 BIEK와 협의하라며 방문 거절의사를 이메일로 회신했다.

결국, 킹스 설립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BIEK는 지난 11일 인천경제청에 “이미 킹스는 타 지자체와 MOU를 추진중에 있으니 방문하지 말라”고 직접 권고 했음에도 인천경제청은 BIEK와 아무 상의도 없이 세 차례나 본교 방문을 시도하다가 계속 거절 당한 것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인천경제청의 영국 출장 강행은 면피행정에 급급한게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년전 부터 인천경제청에 영종 국제학교 설립 의향서(LOI)를 제출한 학교는 킹스 등 영국의 3개 학교이다. 영종 주민들이 염원하는 킹스는 영국 랭킹 1위, 세계 5700여 개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국제바칼로레아) 교육 학교 중 5위의 명문학교로 최상위급이다.

다른 한 학교는 수년전 포항시에서 국제학교를 추진하다가 적법성 문제로 무산된 학교이다. 송도 해로우스쿨 불법 논란과 유사한 케이스로 홍콩 기업인이 50년간 아시아 설립 권한을 가져간 학교이다. 나머지 한 곳은 IB교육 과정조차 없는 중위권 학교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인천경제청장 일행은 킹스 본교 측의 방문 거절로 일정에 차질이 생겼고 나머지 두 학교는 여러 가지 흠결이 있는 학교이거나, 글로벌 대학들과 학부모들이 선호하고 4차 산업시대 인재 양성교육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는 ‘IB교육’ 과정이 없는 중위급 학교만 방문하게 됐다.

이런 과정속에 지난 25일 배준영 국회의원(국민의힘 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측은 영종에 국제학교 건립을 희망하는 학교들을 영국에서 직접 만나 추진할 것이라는 인천경제청의 계획에 대해 그동안 능동적 노력을 통해 주문한 결과물로 이끌어 냈다는 자화자찬에 지역 주민들이 반발한 바 있다.

그러면서 배의원은 이번에 인천경제청이 영국 학교를 방문하고 오면 결과를 영종 주민들에게 보고하겠다고 했는데, 과연 ‘속 빈 강정’ 인지, 꿩 대신 닭’으로 포장돼서 또 다시 영종 주민들을 기망하는 결과를 초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지난 27일 영종국제도시연합 카페방에는 ‘[속보]킹스칼리지 이미 배 떠난 것 같아요’라는 주제의 글이 올라와 있다.

내용을 보면, ‘인천경제청 서비스 유치 업무를 관장하는 고위직 직원을 잘 아는 지인의 전언에 의하면, 인천경제청이 킹스칼리지 영국 본교를 방문하겠다고 요청했는데 킹스 영국 본교에서 거절했다는 소문입니다.

3년 전부터 그렇게 유치 의사를 보냈는데 시큰둥하더니 킹스가 영종을 포기하고 영종 보다 입지가 더 좋고 유치 의사가 확실한 타 지역과 협상한다는 소식을 듣고 인천경제청이 부랴부랴 요식행위로 킹스 본교를 방문하려는 의도를 킹스 본교가 알고 거절했다는 소문입니다.

킹스 다른 곳으로 빼앗기면 인청경제청장은 물론 국제학교 유치 업무 담당 공무원들의 책임입니다. 유정복 인천시장의 책임이 제일 큰 것은 두말 할 것 없고요. 영종 주민들의 단합된 힘을 보여 주지 못한 책임도 적지 않습니다’라고 씌여 있다.

영종 주민들은 “1년 내내 개발업자 공모 방식으로만 주장하던 인천경제청이 공모 방침을 철회하거나 학교 유치 방식을 아직까지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영국 출장을 통해 학교들을 방문한다는데 대해 납득하기가 어렵다”며 “갑작스런 영국 출장이 ‘요식행위’ 인지, 아니면 ‘뒷북행정’ 인지 정보공개를 요청해 출장의 의미를 확실하게 따져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갑작스런 이번 영국 출장의 정확한 의미를 알기 위해 인천경제청 국제학교 업무 관련 실무 임직원들과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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