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日자민당 보궐선거 전패…기시다 끌어내리기 시작되나
뉴스종합| 2024-04-29 09:20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EPA]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지난 28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하원) 보궐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전패하며 기시다 후미오 정권이 위기에 몰렸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도쿄도, 시마네현, 나카사키현에서 열린 보궐선거에서 “민주당과 집권 자유민주당(자민당)이 맞붙은 시마네 1구를 포함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후보가 (보궐선거 의석) 3석을 모두 차지했다”고 29일 전했다. 이번 선거가 치러진 곳은 모두 자민당 의원이 활동했던 곳이다.

이른바 ‘비자금 스캔들’로 홍역을 치른 자민당은 선거구 3곳 중 2곳에는 아예 후보를 내지 못했고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1996년 이후 자민당이 무패를 자랑해 온 시마네 1구에만 유일하게 후보를 냈으나 패배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이번 선거는 나를 향한 (유권자) 판단이 포함된다”고 언급했지만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자민당 간부들은 이달 27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황금연휴를 마치고 난 후 모여 패인을 분석할 예정이다.

다른 선거구에 후보를 내지 않은 자민당은 시마네 1구에 사활을 걸었다. 기시다 총리도 선거 고시 이후 두 차례 시마네현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자민당은 시마네 1구에 재무 관료 출신 니시코리 노리마사를 공천했고 입헌민주당은 가메이 아키코 전 의원을 내세웠다.

교도통신의 출구 조사에 따르면 기시다의 지지 호소에도 시마네 1구 자민당 지지층의 26%는 입헌민주당 가메이 아키코 당선인에게 표를 던졌다. 자민당과 연립정부 파트너인 공명당 지지층의 30%는 자민당에 투표하지 않았다.

이어 도쿄도와 시마네 1구 투표에 나선 시민들은 자민당의 정치자금 문제에 대해 “크게 중시했다”, “어느 정도 중시했다”라고 답한 비율이 70%를 넘었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닛케이에 “정치 불신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3개 선거구에서 모두 전승한 입헌민주당도 무조건 기뻐할 상황이라고는 할 수 없다”며 “국민적 정치 불신으로 인해 세 선거구 모두 투표율이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자민당이 ‘보궐선거 전패’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주요 언론 여론조사에서 ‘퇴진 위기’ 수준인 20%대 지지율을 기록 중인 기시다 내각은 큰 타격을 받게 됐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기시다 총리는 시마네 1구에서 패배를 면하고 6월 소득세·주민세 감세 시행 등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린 뒤 9월 자민당 총재 재선 혹은 중의원 조기 해산에 이은 총선거 승리로 장기 집권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보선 참패로 구심력을 크게 잃었다.

교도통신도 “보선 전패는 자민당에 대한 강한 비판을 뒷받침하는 형국”이라며 “새 의석은 모두 자민당 의석이었던 만큼 기시다 정권에 타격이 됐다”고 해설했다.

전승을 거둔 입헌민주당 측은 이날 중의원 해산을 요구하며 기시다 총리를 압박했지만 자민당은 해산 직후 총선이 치러질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어서 해산에 대한 신중론이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아울러 자민당 내에서 기시다 총리를 상대로 9월 총재 선거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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