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파편 박힌 채 73년…美 96세 한국전 참전용사, 마침내 수훈
뉴스종합| 2024-04-29 09:49

한국전쟁 이후 73년 만에 퍼플하트 훈장을 받게 된 얼 마이어 씨. [AP]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한국전쟁 중 몸에 파편이 박히는 부상을 입은 미군 노병이 무려 73년만에 '퍼플하트' 훈장을 받게 됐다. 퍼플하트 훈장은 미군으로 복무하다 사망하거나(추서) 다친 사람에게 미국 대통령이 수여하는 훈장이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성조지에 따르면 미 육군은 미네소타주 출신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얼 마이어(96) 씨에게 최근 퍼플하트 훈장 수여 대상자가 됐다고 통보했다.

마이어 씨는 1951년 6월 전쟁의 포화 속에 진격하다 왼쪽 허벅지에 박격포 포탄의 파편을 맞았다. 파편이 신경에 너무 가까이 박혀 있는 바람에 제거 수술을 받지 못하고 그는 73년을 파편이 박힌 채 살아왔다.

1952년 명예 제대한 마이어 씨는 지상전투 최일선에 참여한 군인에게 주는 '전투보병휘장'과 2차대전 때 상선단 소속 군인들에게 수여된 '의회 명예 황금 훈장'을 받았지만 퍼플하트를 받기까지는 어려움이 있었다. 전쟁 때 당한 부상임을 입증하는 기록이 제대로 남아있지 않은 탓이었다.

마이어 씨는 딸들의 권유를 받아 뒤늦게 퍼플하트 훈장을 신청했지만 육군은 '입증 서류 부족'을 이유로 지난해 4월 거부 결정을 내렸다. 이에 지난 9월 미 국방부와 육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미네소타주 연방 상원의원인 에이미 클로버샤 의원 등이 나서서 목소리를 내자 법원은 올해 1월 육군에 재검토를 요청했다.

73년 만에 이뤄진 수훈 결정에 마이어 씨는 "오랜 시간이 흘렀다"면서 "그들이 (훈장을) 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클로버샤 의원은 "마이어 씨 사례는 전쟁의 포연과 기록의 부재, 시간 경과 등 때문에, 부상한 전역 장병이 훈장을 받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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