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WEF 총재 “세계 부채, 나폴레옹 전쟁 이후 본 적 없던 수준”
뉴스종합| 2024-04-29 11:09

보르게 브렌데 세계경제포럼(WEF) 총재. [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세계 부채가 역사적 수준으로 불어난 가운데, 각국 정부가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세계 경제가 향후 10년간 저성장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보르게 브렌데 세계경제포럼(WEF) 총재는 2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글로벌 협력, 성장 및 에너지 개발 특별회의’에서 세계 부채비율이 1820년대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에 근접했으며 선진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나폴레옹 전쟁 이후 본 적이 없는 수준의 부채”라며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가까운 부채를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렌데 총재는 올바른 경제 조치가 적용되지 않으면 세계가 저성장에 직면할 것이라며 “각국 정부는 경기 침체를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부채를 줄이고 올바른 재정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경고는 지난해 전 세계 공공부채가 GDP의 93%까지 증가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보고서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9% 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IMF는 2029년까지 세계 공공부채가 GDP의 10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렌데 총재는 막대한 부채 속에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전망치)은 약 3.2%”라며 “나쁘지는 않지만 수십 년 동안 추세적인 성장률은 4%였다”고 짚었다.

이어 일부 주요 경제국에서 1970년대와 같은 경기 둔화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저성장을 피하기 위해선 부채 상황 해결과 함께 무역 전쟁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브랜데 총재는 “우리는 무역 전쟁을 벌이면 안되고 여전히 서로 무역해야 한다”면서 “니어쇼어링(near-shoring, 인접국으로의 생산 기지 이전)과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동맹국 간 공급망 구축) 강화로 무역과 글로벌 공급망이 변화하겠지만 목욕물로 아기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지속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과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개발도상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브렌데 총재는 현재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위험은 ”지정학적 경기 침체”라며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 간 긴장을 꼽았다.

그는 “예측할 수 없는 일이 너무 많아 쉽게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면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했다면 하룻밤 새 유가가 150달러까지 치솟았을 것이고, 이는 당연히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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