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 현상으로 전국 일부 지역에서 섭씨 40도가 넘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필리핀 마리키나에서 24일(현지시각) 한 상인이 선풍기를 이용해 더위를 식히고 있다. [AP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동남아시아에 50도에 육박하는 이례적인 폭염이 이어지며 휴교와 원격수업 조치가 줄을 잇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필리핀 교육부는 29일과 30일 이틀간 전국 공립학교의 대면수업을 전면 중단하고 원격수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극심한 폭염과 서민 교통수단 운전기사 파업에 따른 조치다.

필리핀은 체감기온이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발생하자 일부 공립학교와 수도 마닐라 일대 일부 지역 학교는 이미 대면 수업을 중단한 상태다.

고등학생 커트 마후사이는 로이터통신에 "견딜 수 있는 일반적인 열기가 아니다"라며 열기가 피부를 태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서민의 발'로 불리는 지프니의 일부 운전사들이 사흘간 전국 규모의 파업을 벌이기로 하자 원격 수업을 확대한 것이다.

미얀마도 수천개 학교가 대면 수업을 중단했다. 미얀마 중부 마궤주 차우크 지역 기온이 전날 48.2도까지 치솟아 미얀마 4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전국적 폭염에 따른 것이다. 심지어 교도소 독방에 감금됐던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지난 17일 폭염 때문에 가택연금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인도, 방글라데시 등 서남아시아에서도 폭염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방글라데시 법원은 이날 전국 학교를 대상으로 오는 25일까지 휴교령을 내렸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최근 폭염으로 열사병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는 통상 3∼5월이 가장 무덥지만, 올해는 엘니뇨 현상으로 폭염이 한층 심해진 것으로 기상 당국은 보고 있다. 엘니뇨는 태평양 중부와 동부 적도 부근의 수온이 평년에 비해 올라가는 해수 온난화 현상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