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해외증시 거래액 3년만 최대폭 감소
뉴스종합| 2024-04-30 11:21

올 들어 해외 증시를 향해 매달 빠른 속도로 늘어갔던 개미들의 투자 행렬이 이달 들어 급격하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증시에 대한 거래액(매수+매도액) 기준으로 전달 대비 17조원이 넘게 줄어들며 36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하면서다.

▶전월比 거래액 증가세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증시(미국· 일본·중국·홍콩·유로시장·기타)에 대한 4월(1~29일 종가 기준) 총 거래액은 289억5724만달러(약 39조8452억원)로 한달 전 415억8182만달러(약 57조2166억원)와 비교했을 때 126억2458만달러(약 17조3714억원)나 줄었다.

전달 대비 거래액 감소 폭으로는 2021년 4월 기록한 163억7515만달러(약 22조5322억원)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수치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간은 연속적으로 이전 달에 비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증시에 대한 거래액이 꾸준히 증가한 바 있지만, 이달 들어 급제동이 걸리며 5개월 만에 급감세로 돌아섰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들어 급등한 원달러 환율로 인한 환차손에 부담감을 느낀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 증시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게 된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의 해외 증시 거래액 중 미국 증시가 차지하는 비율은 95.6%에 이른다.

▶순매수액 1위 자리 되찾은 테슬라...‘저가 매수’ 유입=이달 들어선 테슬라가 서학개미 ‘원픽(최선호주)’ 자리를 되찾았다. 3억5344만달러(약 4863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로 1위를 차지하면서다. 지난 1월(3억2696만달러·약 4499억원) 이후 두 달간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붐을 맨 앞에서 이끈 엔비디아(2월 4억653만달러·약 5594억원, 3월 3억7308만달러·약 5134억원)에 순매수액 1위 왕좌를 내줬지만, 석 달 만에 그 자리를 탈환한 것이다.

증권가에선 서학개미들이 테슬라 주식을 사들인 가장 큰 이유로 ‘저가 매수’를 꼽았다. 올 들어 테슬라 주가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종가까지 32.26% 하락한 바 있다. 테슬라 주가는 이달 초(1일 현지시간) 종가와 비교했을 때도 3.96% 하락했고, 지난 22일(현지시간)엔 장중 138.80달러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향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중국산(産) 저가 전기차와 가격 경쟁 심화로 이윤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서학개미들의 순매수세는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근거로 두고 있다. 이달 순매수액 5위(6177만달러·약 850억원) 종목으로는 테슬라 주가 흐름을 1.5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X(DIREXION DAILY TSLA BULL 1.5X SHARES)’ 상장지수펀드(ETF)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주가 상승’에 서학개미들이 베팅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최근 비관론에 가깝던 향후 테슬라 주가 흐름에 대한 전망이 호전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순매수액 TOP10 중 8개가 ETF...‘반도체·美 국채·美 증시 지수’ 테마 강세=이달 들어 해외 증시 투자 흐름에서 주목할 점은 ETF에 대한 선호도가 초강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순매수액 상위 10개 종목 중 1위 테슬라, 8위 메타플랫폼을 제외한 8개 종목이 모두 ETF였다.

4월에도 연초부터 이어온 ‘반도체’ 섹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수액 2위(1억8704만달러·약 2574억원)에 미 증시 대표 반도체 지수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가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4월에만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4% 안팎으로 하락했지만, 개미들은 추가 상승을 노리고 ‘저가 매수’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4월 들어 ‘조정세’를 보이고 있는 미 증시 주요 지수의 반등에 베팅하는 서학개미들도 많았다. ‘나스닥100’ 지수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PROSHARES ULTRAPRO QQQ)’ ETF는 순매수액 3위(8487만달러·약 1168억원)에 자리 잡았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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