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삼성 “5세대 HBM 2분기말부터 매출...내년 HBM 공급 2배↑”
뉴스종합| 2024-04-30 11:27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1분기 2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은 메모리 가격 상승과 더불어 수요가 강세를 이어간 데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판매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HBM뿐만 아니라 일반 D램과 낸드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로 갈수록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세는 뚜렷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달부터 양산에 들어간 HBM3E 8단 제품은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기조에 맞춰 투자 역시 수요가 높은 첨단 제품에 집중하며 미래 성장을 위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1분기 연구개발비는 분기 최대 수준인 7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HBM 물량, 고객사와 공급 협의완료...내년 공급 2배 늘릴 것”=삼성전자는 HBM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해 공급 규모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올 하반기 5세대 HBM인 HBM3E로의 급격한 전환을 통해 고용량 HBM 수요 선점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0일 1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AI 수요를 필두로 한 업황 회복세는 2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2024년 당사 HBM 공급 규모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리고 있으며 해당 물량은 이미 고객사들과 공급 협의가 완료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HBM3E 비중은 연말 기준 전체 HBM 판매량의 3분의 2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또한 “2025년에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공급을 계획하고 있고, 해당 물량에 대해서도 고객사들과 협의를 원활히 진행 중”이라며 지속적인 HBM 생산 확대를 예고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1분기 적자 규모를 소폭 줄인 가운데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수주실적을 달성했다.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파운드리 매출 개선은 지연됐지만 팹(FAB)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며 적자 폭을 축소할 수 있었다.

삼성 파운드리는 4나노 공정 수율 안정화 및 주요 고객사 중심으로 제품 생산을 크게 확대한 가운데 첨단 공정 경쟁력 향상으로 역대 1분기 최대 수주실적 기록을 올렸다. 송태중 파운드리사업부 상무는 “파운드리 매출이 1분기 저점을 찍고 2분기부터 반등해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시설투자도 성장성이 뚜렷한 분야에 집중됐다. 특히 9조7000억원을 집행한 반도체 부문의 경우 메모리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R&D 투자와 더불어 HBM·DDR5 등 첨단제품 수요 대응을 위한 설비 및 후공정 투자에 주력했다.

▶‘골칫거리’ 낸드도 해결...D램·HBM, 연간 실적개선 ‘일등공신’ 전망=전체 반도체 실적은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될 전망이다. HBM뿐 아니라 일반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세도 가팔라지면서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 회복이 뚜렷하다.

금융투자업계는 삼성 DS부문이 올 한해 약 15조~20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면서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었다.

단연 D램이 ‘일등공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D램 가격은 3~8% 오를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D램 영업이익을 15조원 안팎으로 예상하는데, 하반기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반 D램 가격의 3~4배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제품 HBM의 납품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수익성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 초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12단 HBM3E(5세대) 제품을 2분기에 양산할 예정이다. 연내 엔비디아에 납품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미국 산호세에서 열린 ‘GTC 2024’에서 삼성전자의 12단 HBM3E 샘플에 큰 관심을 보이며 ‘승인(APPROVED)’이라는 서명을 남겼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양사의 HBM 파트너십 관계가 더욱 공고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은 12단 제품을 앞세워 엔비디아 외에 AMD 등 다양한 고객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AMD와 4조원 대 물량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AMD의 차세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에 탑재될 예정이다.

D램에 비해 가격 회복세가 더뎠던 낸드도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성장을 이어간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분기 대비 13~18%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AI 데이터센터 증가로 고용량 낸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오는 3분기에 9세대 QLC V낸드 양산을 통해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한다는 방침이다.

▶2분기 스마트폰 비수기 진입 속 新가전 판매 본격화=최근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생활가전도 올해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수요 둔화와 경기 불황 등으로 지난 2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올해는 연간 영업이익이 약 2조5000억원대로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이다.

2분기부터는 ▷올인원 세탁건조기 ▷하이브리드 냉장고 ▷물걸레 스팀 살균 로봇청소기 등 신제품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에어컨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TV의 경우, 파리 올림픽이 다가오고 있어 판매확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신제품 출시가 없는 스마트폰 사업부는 비수기에 진입했다. 다만, 세계 최초 AI 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시리즈가 올 초 성공적으로 출시되며 제 역할은 톡톡히 했다. 삼성은 하반기 신형 폴더블폰 시리즈에도 AI 기능을 탑재해 폴더블 대세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새로운 웨어러블 제품인 ‘갤럭시링’ 출시가 예정돼있어 관심을 모은다. 김현일·김민지 기자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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