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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옥스퍼드대 ‘안보리와 한국’ 강연에 쏟아진 관심 “책임감 강한 대한민국”
뉴스종합| 2024-04-30 12:26
이경철 외교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담당 고위 대표가 29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외교학 프로그램(Diplomatic Studies Programme)에서 '안보리와 한국'을 주제로 화상 강연을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 활동하는 우리나라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뜨겁다.

이경철 외교부 유엔 안보리 담당 고위대표는 29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외교학 프로그램(Diplomatic Studies Programme)에서 화상으로 ‘안보리와 한국’을 주제로 한 강연에 나섰다.

이 고위대표는 “대한민국은 글로벌 중추국가로 부상한다는 비전을 추구함에 따라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감이 매우 강하다”며 “특히 평화와 안보 증진이라는 측면에서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기여 의지를 설명했다.

대한민국은 올해 1월1일부터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 활동을 개시했다. 1991년 유엔에 가입한 우리나라의 유엔 안보리 진출은 1996~97년과 2013~14년에 이어 세 번째다. 제8대 유엔 사무총장(반기문, 2007~2016년 임기)을 배출한 국가이기도 하다.

이 고위대표는 “한국전쟁에 대한 안보리의 개입은 유엔 집단안보 체제가 실행에 옮겨진 대표적인 초기 사례”라며 ‘평화를 위한 단결’ 개념이 도입된 사례로도 꼽힌다고 설명했다. 1950년 채택된 제5회 유엔총회 결의에 따라 안보리가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으로 국제 평화와 안전의 유지에 관한 책임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유엔총회가 집단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우리나라는 오는 6월 안보리 의장국을 수임하고, 2025년에도 한 차례 더 의장국을 맡는다. 이 고위대표는 “한반도와 관련한 문제는 대한민국에 최우선 순위”라며 대북제재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안보리의 관심을 설명했다.

이 고위대표는 북한문제 외에도 ▷유엔평화유지활동(PKI) 및 평화구축 ▷여성·평화·안보(WPS)와 ▷사이버 안보 ▷기후 안보 등 신층 안보 주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중 패권 경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관계에 따라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으로 ‘안보리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고위대표는 “안보리의 분열은 자체의 결함이라기보다 현재 분열된 권력관계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며 “대한민국은 세계 10위 이상의 국력을 가진 국가로 안보리에서 봉사하고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활동을 개시하면서 글로벌 현안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 22일 2024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과거 전면에 나서거나 목소리를 내려고 해도 세상의 주목을 받기 어렵고 변화를 만드는 것이 더욱 어려웠지만, 우리의 선택과 결정이 세계 평화와 번영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 만큼 우리의 위상이 높아졌다”며 “비상임 이사국으로 활동하는 유엔 안보리는 우리에게 글로벌 중추국가 실천을 위한 최상의 기회 제공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화상 강연은 향후 전세계에서 활동할 다양한 국적의 외교관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 고위대표의 강연에는 주니어 외교관들과 국제관계학을 공부하는 학생 30여명이 참여했고, 일부 학생들이 추가로 접속해 1시간여 동안 질의응답을 주고받았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학생들은 내년에도 이러한 강연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옥스퍼드 DSP 과정은 학업과 직업적 연구를 병행하는 초중견 외교관 및 국제 관계 실무자 등 전문가를 양성하는 외교학 석사 과정으로, 전 세계의 왕족과 국가원수, 정부 고위 인사들이 이수한 외교분야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 고위대표는 1995~96년 DSP의 전신인 FSP(Foreign Service Programme)를 수학한 인연으로 이번 강연자로 초청됐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가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에 당선된 6월 이후 안보리 TF를 맡아 실무 최전선에서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