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예상보다 강한 獨 물가…ECB도 금리 인하 어려워지나
뉴스종합| 2024-04-30 12:42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AF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경직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독일 연방통계청(Destatis))에 따르면 독일의 4월 소비자물가조화지수(HICP) 잠정치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해 3월(2.3%)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문가들의 상승률 전망치 2.3%를 상회한 수준이다. HICP는 유럽 내 인플레이션을 비교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럽 표준화 지표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

독일 통계청은 4월 에너지 가격은 1.2% 하락했는데, 이는 3월 2.7% 하락보다 훨씬 작은 하락률이라고 설명했다. 식품 가격은 3월 0.7% 하락에서 4월 0.5% 상승으로 전환했다.

앞서 스페인 통계청도 4월 HICP 상승률이 3.4%로 전달(3.3%)보다 높아졌다고 밝혔다.

스페인 통계청은 정부 보조금이 없어진 후 가스 및 식품 가격이 오르며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스페인에 이어 독일의 인플레이션도 강세를 보이면서 올해 ECB 금리 인하 폭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떨어뜨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ECB가 오는 6월 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투자자들의 베팅이 줄면서 독일 국채 금리는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7시 3년 만기 독일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0.016%포인트(0.59%) 오른 2.750%를 나타냈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ING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의 인플레이션 상승은 ECB가 인플레이션을 2%로 지속 가능하게 되돌리는 마지막 마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상기시켜 준다"고 평했다.

ECB 당국자들은 임금과 물가 압력이 계속 냉각되는 한 내년까지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6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해 왔다.

하지만 30일 발표되는 유로존 인플레이션도 시장의 예상치인 2.4% 보합보다 높게 나올 경우 시장 참가자들은 ECB가 6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지 자체를 의심할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해 올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폭에 대한 전망이 줄어든 것도 ECB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요인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부활절이 4월이 아닌 3월에 포함돼 4월 유로존 서비스물가 상승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독일 서비스물가 상승률이 3월 3.7%에서 4월 3.4%로 완화한 것도 부활절 날짜가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서비스 물가는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랄프 솔벤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서비스 업종의 기업들이 임금의 대규모 상승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이기 때문에 독일 인플레이션이 올해 말에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pink@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