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청, 4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
  배 102.9% 올라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청과시장 내 한 상점에서 상인들이 배 상자를 포장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를 기록하면서 3개월 만에 2%대로 떨어졌다. 다만 배 가격이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과일류 물가 상승세는 지속됐다. 석유류 역시 두 달 연속 상승하는 등 물가 상승 압력을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9(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2.9%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2.8%) 2%대로 떨어졌지만 2월(3.1%)과 3월(3.1%)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가 2%대를 기록한 건 지난 1월 이후 3개월 만이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3.5% 상승했다.

‘밥상 물가’와 직결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보다는 3.7% 하락했지만, 작년 동월 대비로는 19.1% 오르면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10.6% 오르며 전월(11.7%)보다 상승률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농산물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20.3% 올라 2월(20.9%), 3월(20.5%)에 이어 석 달 연속 2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선채소가 12.9% 올랐다. 신선과실은 38.7% 상승하면서 3월(40.9%)에 이어 40% 안팎의 오름세를 이어갔다. 사과 값은 역대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던 3월(88.2%)보다는 떨어졌지만, 배 값은 102.9% 껑충 뛰며 역대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토마토(39.0%), 배추(32.1%) 가격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석유류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하면서 지난 3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올랐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 3월 1.2% 상승하며 지난해 1월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3% 올랐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과일값 강세에 대해 “긴급안정자금이 지원되기는 하지만 사과나 배는 저장량과 출하량이 굉장히 적어서 가격이 많이 떨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로 출하될 때까지는 가격이 유지되지 않겠나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