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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도 올리는데…” 치솟는 외식 가격, 골목상권도 때렸다
뉴스종합| 2024-05-02 12:32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있는 음식점 앞에서 행인이 메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매달 재룟값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가격을 올리는 프랜차이즈 식당을 보면 우리도 올릴 때가 아닌가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주에서 피자 가게를 운영하는 30대 박모 씨는 최근 가격 인상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이다. 고물가 영향으로 늘어난 재룟값 부담을 덜기 위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서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120.53(2020=10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증가했다. 이는 전체 물가지수(113.9)를 상회한다. 특히 식재료를 포함한 식품 물가지수는 2022년 4월 109.75에서 2023년 116.58로 오른 뒤 지난달 121.82까지 치솟았다.

골목상권 상인들의 주름살은 더 깊어졌다. 프랜차이즈 등 대형 외식업체보다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박 씨는 “프랜차이즈는 본사에서 대량으로 식자재를 구매해 가맹점으로 배분해 개인적으로 장사하는 사람들보다 재료 비용 부담이 덜할 것”이라며 “이제 문을 열 때마다 자연스레 한숨부터 나온다”고 토로했다.

서울에서 파스타집을 운영하는 40대 권 씨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는 1년 전 파스타 가격(가장 싼 메뉴 기준)을 1만1000원에서 1000원 인상했다. 하지만 최근 물가 급등으로 벌이가 줄면서 추가적인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권 씨는 “1년 만에 수익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룟값을 생각하면 당연히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손님들 발길이 끊어질까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설치된 식당의 음식 메뉴판. [연합]

대형 외십업체의 가격 인상은 꾸준하다.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가맹점주의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고피자는 지난 3월 피자 단품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다. 같은 달 미스터피자는 기존 1400원이었던 500㎖ 콜라·사이다 가격을 1700원으로 21.4%(300원) 올렸다. 맥도날드도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다. 피자헛도 이달 중 갈릭버터쉬림프, 치즈킹 2종의 가격을 올린다.

을지면옥·을밀대 등 서민음식을 취급하는 음식점들도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을지면옥은 재개발로 2년 만에 영업을 재개하면서 평양냉면 가격을 기존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올렸다. 수육은 3만원에서 3만5000원, 편육은 2만8000원에서 3만원으로 인상했다. 을밀대도 올해 초 냉면 가격을 1000원 올렸다. 필동면옥은 2022년 냉면값을 1만3000원으로 조정한 뒤 지난해 1만4000원으로 한 번 더 올렸다. 봉피양도 기존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전하게 자기 자본으로 장사를 시작하는 업주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물가로 인한 수익 감소는 폐업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매장 관리부터 재료까지 기업의 도움을 받는 프랜차이즈보다 소상공인의 폐업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mp125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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