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中도 ‘트럼프 컴백’ 더 두렵다?…"무역전쟁 등 최악 상황 대비 돌입"
뉴스종합| 2024-05-02 14:35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중국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을 염두에 둬 조용한 '준비'에 나섰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최악 상황'으로 보고 이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바쁘다는 것이다.

중국 내에서는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유럽과 일본 등 동맹과 함께 중국의 첨단산업 접근을 원천 봉쇄하는 데 초점을 둔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정책 드라이브를 펼친 바이든 대통령을 부담스러운 상대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로 상징되는 '미국 우선주의'에 바탕을 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 정책을 경험한 만큼, 바이든 대통령보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분석도 상당하다.

지난해 11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간 정상회담 후 미·중 사이 '필요한' 대화가 이뤄지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되면 이러한 수준의 소통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중국이 핵심 이익이라고 강조한 대만 문제를 놓고도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대만 총통 선거에 불개입함으로 나름대로의 '신뢰'를 줬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도 상당하다.

중국 차기 외교부장으로 거론되는 류젠차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올 초 미국 싱크탱크와의 비공개회의에서 "트럼프 치하에서 우리는 더 나쁜 경험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

WSJ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을 하면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이 '브로맨스'에도 금이 갈 수 있을 것을 우려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압박의 고삐를 죄는 가운데 시 주석은 '중국·러시아 밀착'으로 중국 영향력을 키워왔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과 나름의 친분이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등장하면 이러한 관계가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시간주 프리랜드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와 접촉면을 넓히려는 해외 유력 정치인들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연합]

지난달 28일(현지시간)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국적으로 비슷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지지율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며 격차가 줄었다고 밝혔다. 다만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4개의 형사 사건 중 3가지 사건의 경우 혐의가 사실일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는 응답이 더 많다. 만약 형사 재판으로 여론조사에서 상승이 나타난다면 이번 사건이 돼야 한다"며 "그런데도 반등이 없는 건 미국인 대다수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녀 사냥' 주장을 받아들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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