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4조원 규모…철강이 주요 수출품
  이스라엘 외무 “독재자의 행태” 비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A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튀르키예가 가자전쟁을 이유로 이스라엘과 교역을 전면 중단했다. 보수적 유권자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노림수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2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튀르키예 정부는 이날부로 이스라엘과 사이에 오가던 모든 물품의 수출입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양국 무역 규모는 68억달러(약 9조4000억원)가량으로, 이중 튀르키예의 대이스라엘 수출이 76%를 차지한다. 지난해 터키의 대 이스라엘 수출품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품목은 철강이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튀르키예가 협정을 깨고 이스라엘의 수출입을 위한 항구를 봉쇄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것은 바로 튀르키예 국민과 재계의 이익을 외면하고 국제 무역 협정을 무시하는 독재자의 행동 방식”이라고 비난했다.

카츠 장관은 "즉각 모든 정부부처 내 관련자와 협력해 국내 생산과 대안 수입국 모색 등 튀르키예 무역을 대체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며 "우리는 승리하고 그들은 패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초 튀르키예 정부는 수십개 품목에 대해 이스라엘 수출 제한을 결정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다른 튀르키예산 제품도 수입하지 않겠다”고 대응했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가자지구 전쟁 국면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옹호하며 이스라엘을 적극 규탄하고 있다. 그는 하마스를 ‘자유의 투사’로 칭하며 이스라엘의 전쟁 행위를 거듭 비판했다.

블룸버그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을 강화해 국내 보수 유권자들 사이에서 지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했다.